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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강남보다 비싸고 리모델링 후엔 더 올라갈 듯

어느 지역이나 비싼 가격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아파트가 있다. 그런 아파트는 인근 아파트 가격까지 덩달아 올리면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의 기준이 되기 마련. 나아가 해당지역의 수준을 결정하는 ‘바로미터’ 역할도 한다. 하지만 딱히 비싼 이유를 알 수 없는 아파트도 적지 않아 소비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이에 본지는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실시간 시세를 바탕으로 선정한 각 지역 가격 리드 아파트를 연재한다. 관련 정보는 물론 비싼 이유를 꼼꼼히 살펴봄으로써 아파트의 가치를 올바로 판단하자는 취지에서다.

광진구는 노유동, 화양동, 군자동, 중곡동, 능동, 구의동, 광장동, 자양동의 16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동쪽과 남쪽에는 한강이 흐르고 다리를 건너면 송파구, 서쪽은 성동구와 동대문구, 북쪽은 중량구와 구리시에 접해 있다.
광진구는 용마봉과 아차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저지대다. 중심부의 어린이대공원 주변은 학원지구, 그 밖의 지역은 상업과 주택이 혼합돼 있다. 교통을 지하철 2, 5, 8호선과 천호대로가 동서로 가로지르며, 동2로, 자양로, 강변대로가 남북 방향을 관통한다. 예로부터 영남로의 나루였던 광나루가 광진교를 비롯해 천호대교, 올림픽대교, 잠실대교, 잠심철교 등이 강동구 및 송파구와 연결돼 있어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목 구실을 한다.

리모델링 호재로 부르는 게 값
광진구는 한강을 따라 비싼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있다. 광진구 한강 인근에 현대가 새 아파트를 많이 지어 그 아파트들이 가장 비쌀 것으로 예상했으나 워커힐아파트가 그보다 평당 150만 원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좀 외진 느낌이 없지 않으나 물과 호텔이 있는 호젓한 워커힐아파트는 이름만큼이나 운치가 있다
좀 외진 느낌이 없지 않으나 물과 호텔이 있는 호젓한 워커힐아파트는 이름만큼이나 운치가 있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워커힐아파트는 어른 걸음으로 꼬박 10분. 약간의 경사가 있어 차로 다니면 훨씬 수월할 듯하다. 현재는 도로확장 공사를 하고 있어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 게다가 광나루역은 천호대로와 아차성길이 만나는 사거리로 출퇴근 시간이면 사람과 차로 많이 붐빈다. 인근의 많은 아파트에서 같은 시간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워커힐아파트는 요즘 리모텔링을 둘러싸고 들썩들썩하다. 추진위가 결성됐지만 건설사들의 입질이 심한 편이다. 1차 설명회는 이미 끝났고, 5월 중순에 있을 2차 설명회가 끝나면 건설사 선정과 조합에 관한 주민투표가 있을 전망이다. 리모델링은 그 후에나 구체적으로 진행된다.
지금으로선 조합이 결성된 게 아니고 추진위만 활동중인 셈이다. 따라서 리모델링이 확정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77년에 지어진 아파트라 들어올 때 수리비를 많이 지출한 사람들 중에는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리모델링이 올해 안에 시작된다는 말도 있지만 그보다 늦어진다는 전망도 있어 아직은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평당 2천 500만 원에도 안 팔아
워커힐아파트는 매물이 없어진 지 벌써 몇 달째다. 작년 가을부터 조금씩 오르던 가격이 올해 들어 리모델링 얘기가 본격화되면서 깨끗이 자취를 감췄다. 인근 부동산을 아무리 뒤지고 다녀도 손을 내저을 뿐이다.
6~7개의 건설사가리모델링 시공에 경합을 벌이면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14억 원인 아파트를 건설사에서 20억에 사줄 테니 동의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애원할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파트를 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할 것이다. 리모델링을 하고 나면 수십 억짜리 아파트가 된다는 희망에 주민들은 부동산에 내놓은 물건마저 거둬들였고, 펴ㅇ당 2천500만 원에 팔라는 것도 팔지 않겠다며 튕기고 있다. 이 정도면 강남의 고가 아파트도 저리 가라 할 만큼 높은 가격. 최근에는 매매된 사례가 없어 부동산마저도 정확한 매매가격을 모른다. “라고 하더라”는 일명 ‘카더라 통신‘만 난무할 뿐이다.

여유 있는 노부부에게 안성맞춤
이 아파트는 가장 작은 평형이 56평형이다. 저층에다 향이 안 좋아도 11억 원은 거뜬히 넘는다. 그러다 보니 저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있는’ 사람들이다.
집안에 들어서면 거실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고 뒤로는 아차산성이 늘어서 있다. 한 주민에 따르면 고 박정희 대통령의 경호실장인 박종규 씨가 세계사격대회를 개최하면서 그린벨트 안에 선수들 숙박시설을 만든 것이 이 아파트라고 한다. 80년대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알아주는’ 아파트였던 까닭에 아직도 잘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지하철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 뒤로 산성을 끼고 앞으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는 서울에서 몇 곳 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천혜의 입지를 가진 워커힐아파트. 그래서인지 공기가 확실히 남다르고 조용한 데다 오래 된 아파트답게 큰 나무들이 보기 좋게 우거져 있다. 아차산은 높은 산이 아니다. 하지만 외지 사람들이 등산을 하러 찾아올 정도이고, 단지에서는 산으로 올라가는 산책로가 연결돼 있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만이다. 한강공원 역시 걸어서 갈수 있고, 밤에 보이는 천호대교의 야경도 상당히 아름답다.

가격 고공행진 계속될까
현재 이 아파트는 사고 싶은 사람은 많으나 물건이 없어 살 수 없다. 그러나 리모델링이 확정되면 공사를 하기 위해 이주가 시작되므로 주민들 중에는 이를 번거롭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또 가격 상승분만 챙기고 떠나려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다. 따라서 조합이 결성되고 건설사가 확정되면 물건이 조금씩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격은 지금보다 더욱 높아지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현재의 가격도 강남보다 높은 편인데 리모델링 후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

편의시설 부족이 옥의 티
아파트 단지 내에 상가가 하나 있긴 한데 많이 낡았고 입점해 있는 상점의 종류도 부족하다. 광나루역에서 아파트까지 올라가는 길 역시 마찬가지다. 유흥가는커녕 제대로 된 슈퍼 하나도 찾기가 힘들다.
물론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천호역까지 가면 현대백화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극장이나 쇼핑몰도 주변에는 없다. 말 그대로 호젓하다. 번잡함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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