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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구미'에게 배워라
1천400년의 역사 가진 건축회사로 지금도 영업중

공고구미는 언제부터인지 사찰을 전문적으로 짓는 건축회사로 탈바꿈했고 현재까지도일본 제일의 사찰전문 건축회사로 남아 있다.
한신 대지진 때 고가도로가 넘어지고 땅이 갈라지는 와중에도 공고구미가 지은 절은 무너지지 않았다

기업의 수명은 평균 30년이라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가까운 일본를 보면 오사카에만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기업이 약500개가 넘고 도쿄의 중심가 긴자(銀座)에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소기업이나 주식회사형 점포가 100개가 넘는다.
일본전체에서는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 10개에 달한다. 에노키안 협회 보고서에 의하면 서양에서는 이탈리아의 금세공회사인 토리니 피렌체가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꼽힌다. 1369년에 창업했으니 약 7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건축회사 공고구미(金剛組). 서기 586년 창업으로 토리니 피렌체보다 700년 이상 앞선다. 1400년 역사의 공고구마는 지금도 오사카에서 영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공고구미의 창업주 공고시게미쓰(金剛重光). 그는 백제의 부여에서 건너온 건축기술자이다.
공고시게미쓰가 백제에서 건너오게 된 것은 쇼토쿠(聖德)태자의 초청으로 왔다. 쇼토쿠 태자는 오사카에 사천왕사라는 대가람을 지으려고 했는데 당시 일본에는 그렇게 큰절을 지을 수 있는 기술자가 없었다. 쇼토쿠 태자는 백제에 기술자 파견을 요청하게 되고,그때 벡제에서 4명의 우두머리와 기술자들이 대거 일본에 건너오게 된다. 그 네 명의 기술자 중의 한사람이 바로 공고시게미쓰(金剛重光)다.
공고구미 집안의 족보를 보면 공고시게미쓰의 본명은 유중광(柳重光)으로 전주를 본관으로 하는 문화 유씨이다.
유중광은 서기 586년부터 593년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오사카 최대의 사찰인 사천왕사(四天王寺)를 짓는데 앞장서게 된다.
593년 사천왕사가 완공되자 그는 쇼토쿠 태자로부터 또 하나의 지시를 받는다. 앞으로 유중광의 집안은 대대손손 사천왕사를 보수관리하라는 명이었다.
당시 쇼토쿠 태자는 사실상 일본 최대의 권력자였기 때문에 유중광은 명을 어길 수 없었다. 그 후 유중광의 집안은 오늘날까지 1400년간 사천왕사의 보수관리를 맡고 있다. 공고구미는 언제부터인지 사찰을 전문적으로 짓는 건축회사로 탈바꿈했고 현재까지도 일본 제일의 사찰전문 건축회사로 남아있다. 현재의 사장 공고마사카즈(金剛正和.54)씨는 창업주로부터 40대째이다.
최근 공고구미는 연간 100억 엔대의 매출을 올리는 사찰전문 건축회사이다. 공고(金剛)이라는 성은 당시 그를 일본으로 초청한 장본인이자 일본 최고의 실력자였던 쇼토쿠(聖德)태자가 하사한 성이다.

공고구미가 1400년간 살아남은 이유는
“공고구미가 흔들리면 일본 열도가 흔들린다.” 오사카 건축가협의회 후쿠모토 부소장의 말이다.
공고구미의 건축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찾아갔던 일본의 한 건축 전문가는 그렇게 말했다.
실제로 지난 1995년 고베 일대를 강타한 진도 8의 한신 대지진 때 고가도로가 넘어지고 땅이 갈라지는 와중에도 공고구미가 지은 절은 무너지지 않았다.
당시 필자가 찾아갔던 절은 아키이시(明石)시의 계광원이라는 절이었는데 이 절은 고베 대지진의 중심에 있었다.
계광원의 주지 스님은 40mm나 되는 자신의 절 담장이 모조리 무너지고, 뒷마당 공동묘지의 묘비나 탑이 거의 다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공고구미가 지은 대웅전은 서까래의 극히 일부가 비틀려졌을 뿐 어떠한 피해도 없었다고 했다.
그 자신도 지진의 파장에 의해 몸이 공중에 30Cm 정도 떴다가 가라앉았는데 금강조가 지은 건물만은 무사했다고 한다.
이는 금강조의 건축실력이 만만치 않았음을 반증하는 사례이다.
실제로 금강조의 39대 사장 공고토시타카(金剛利隆)사장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금강조는 어떠한 공사를 맡아도 기본에 충실하며 보이는 곳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공고구미가 짓고 있는 기시와다시(岸和田)의 한 절 신축현장을 방문해 보았다. 50cm만 콘크리트로 타설하게 되어있는 기초공사 부분을 70cm 이상으로 타설했다. 천정을 뜯고 지붕 밑에 들어갔을 때에도 유사시의 재난에 대비해 철저하게 공사 마무리를 해놓은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기본에 충실하고 있었으며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1400년 공사 경력을 가진 공고구미는 그들의 장구한 역사동안 기본과 원칙에 충실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공고구미가 1400년 동안 망하지 않고 살아나온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공고구미가 1400년간 살아남은 또 하나의 이유는 현장주의이다.
‘사장은 언제나 현장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 공고구미의 가훈이다.
실제로 공고구미의 40대 사장은 금강조 본사가 있는 사옥 4층에 그의 가정집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만 1400년간 조상 대대로 살아왔다.
6차선 대로변이라 차 소리가 시끄러운 사택이지만 현장에 살아야한다는 신념 때문에 그들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또 공고구미의 사장은 150여개의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공사 진행에 있어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필자는 39대 공고토시타카 사장이 공사 현장을 방문한다기에 따라나선 적이 있다. 그는 73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덟 개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문제점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눈에 닿지 않는 곳이 생기면 바로 부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서 현장을 확인해볼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회사가 망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는 현장관리이다. 공고구미의 현장에는 소주병이 굴러다니지 않는다. 최근우리나라의 공사 현장에서도 술을 마시는 풍조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공고구미의 경우 공사 현장에서는 일체 술을 마실 수 없도록 규칙으로 정해놓고 있다.
목수, 미장이 등은 현장에서 먹고 자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끝으로 경영자의 자세이다. 공고구미의 제 32대 사장은 경영자가 마음속에 새겨야 할 것으로 ‘술을 많이 마시지 말라’는 유언을 책으로 써서 남겼다. 술을 많이 마시지 말고 자기관리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또한 사장은 불필요하게 사람을 많이 만나지 말라고 유언하고 있다. 사람을 만나 노닥거릴 시간에 기술에 대해 연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공고구미는 일본 최고의 목조건축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객이 맡긴 일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은 일을 맡겨준 고객에 대한 보답인 동시에 자기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는 첩경이다.
공고구미는 이러한 기본 원칙을 수 십대 동안 지켜 기업의 평균수명 30년을 보기 좋게 일축하고 있다. 공고구미의 정신은 기업인들이 배워야할 타산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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