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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 중국 중심으로 아시아 재편
다임러-현대차, 중국시장 격돌 불가피

지난해 9월 다임러와 베이징기차의 합작 양해각서(MOU) 체결로 냉각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던 다임러와 현대차는 글로벌 차 메이커들의 최대 격전장인 중국 시장에서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난 등 총체적 위기에 내몰린 다임러는 현대차 카드를 버리는 대신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에 승부를 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다임러-베이징기차간 벤츠 합작 생산 프로젝트를 승인, 양사가 본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다임러의 아시아 전략 재편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 회장은 "중국내 벤츠 승용차 생산 법인 설립은 다임러 아시아 전략의 핵심 부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임러는 한국을 아시아 전략의 한 축에서 제외하고 최근 세계 최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지역에 `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다임러와 베이징기차의 합작 양해각서(MOU) 체결로 냉각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던 다임러와 현대차는 글로벌 차 메이커들의 최대 격전장인 중국 시장에서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최근 설영흥 고문을 중국 사업 담당 부회장으로 선임, 중국 사업의 전열을 다시 가다듬는 등 독자공략을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임러, `중국에 핵심역량 집중'
4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다임러의 중국내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생산 계획을 승인했으며 다임러와 베이징기차는 지난 3일 이에 대한 본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렘프 회장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독일을 방문한 5월 3일 "중국 내 벤츠 생산은 다임러의 아시아 전략의 핵심부문(a key part)인 동시에 중국 시장에서의 다임러 역량을 보완, 강화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츠 현지 생산을 핵심축으로 해 아시아 전략의 구심점을 중국시장에 집중, 중국 내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다임러는 약 10억 유로(약 1조4천억원)를 투입, 베이징기차와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2005년 중반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1천796-4천966cc)와 C클래스(1천796-3천199cc)를 연산 2만5천대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슈렘프 회장은 재신임 확정 후 "미쓰비시에 신규 자금 투입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아시아시장 공략 확대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다임러의 방침은 사실상 현대차와의 전략적 제휴 청산을 다시 한번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재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 경영난 등 총체적 위기에 내몰린 다임러로서는 현대차 카드를 버리는 대신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에 승부를 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 난국을 타개해나겠다는 포석이다.

◆다임러-현대차, 중국 시장 `격돌' 예상
다임러의 중국 역량 집중 전략으로 현대차와 다임러의 중국 시장내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다임러와 베이징기차간 합작 추진으로 불협화음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다임러와 현대차의 `예고된 결별'은 결국 `중국 시장에서의 격돌'로 귀결될 전망이어서 중국 문제가 양사간 갈등의 `시발점'이자 `종착역'이 되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베이징현대기차를 통한 중국내 현대차 생산차종이 쏘나타와 엘란트라 등 2개 차종에 불과하지만 현대차 역시 중국 시장 확대 전략 하에 2006년 싼타페 투입을 비롯, 그랜저 XG 등 중대형 차량 생산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중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베이징기차는 지난 84년 크라이슬러와 세운 합작법인인 '베이징 지프'를 통해 지프의 체로키 차량을 현지 생산해오고 있으며 벤츠 차량은 기존 베이징 지프 공장을 확장 이전한 신규 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임러는 장기적으로 스마트 브랜드 중국 추가 투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형차 부문도 부딪혀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상용차 부문에서의 충돌도 예고되고 있다.
다임러가 현재 구상대로 현대차와의 상용차 합작을 무효화시키고 지난 2002년 인수한 미쓰비시 상용차 법인인 후조(FUSO)에 집중한다면 주요 타깃은 중국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현 자동차 수요는 승용 300만대, 상용 200만대 규모로 상용차 수요 역시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며 장기전망이 매우 밝은 상태다.
현대차가 전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상용차와 미쓰비시 후조 상용차간 경쟁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얘기다.

◆현대차, 중국 시장 독자공략 `잰걸음'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략을 재편하려는 다임러의 구상이 가시화되자 현대차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설영흥 고문을 중국 사업 담당 부회장으로 전격 선임, 독자 공략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중국통'인 설 부회장은 베이징현대차와 둥펑위에다 기아차 설립에도 막후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해 다임러-베이징 합작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해결을 위해 나서기도 했다. 특히 최근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으로 발생한 `중국 쇼크' 이후 중국 내 과열 억제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메이커간 현지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어서 현대차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현대차는 중국 60만대 생산체제 구축 계획을 당초 2010년에서 2007년으로 앞당긴 바 있으며 이와 관련, 제2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성공'은 현대차에 있어 2010년 50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글로벌 톱 5 진입의 핵심 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다임러와의 관계설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다임러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중국 공략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도의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송수경 산업부 기자 |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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