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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징 경제 '악순환 고리' 끊기
부족한 자본투자, 높은 이자율에 발목 잡혀

올해 브라질 경제는 3%의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브라질의 잠 재력에 비해 충분치 않다. 나아가 날로 치솟는 실업률을 끌어내리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빈민층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증시 폭락을 맞은 브라질의 상파울로 증권거래소. 올해 브라질 경제는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멕시코 등 주요경쟁국을 따라 잡기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브라질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자국의 경제회복에 발목을 잡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브라질은 중국, 러시아, 나아가 동구권 등 세계의 주요 신흥경제권과 투자자본 유치 등에 있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브라질 경제는 작년의 불황을 벗어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이나 멕시코 등 주요경쟁국을 따라 잡기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여전히 부족한 자본투자에다 높은 이자율, 기업에 부담을 가중하는 세금 등이 브라질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이와 관련해 루이스 브레쎄르-페레이라 전 브라질 재무장관은 최근 언론 회견에서 “중국은 향후 비전과 계획, 그리고 국가목표를 가진 국가”라면서 “우리도 1950년대와 1970년대에는 이런 것이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중국경제가 지난해 9% 이상의 고성장을 했지만 같은 시기 브라질은 0.2%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점이 하나의 증거라고 그는 제시한다.
올해 브라질 경제는 3%의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서도 상파울루 기업연합회 클라우디우 바스 선임연구원은 브라질의 잠재력에 비해 충분치 않다면서 “더욱이 날로 치솟고 있는 실업률을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한다.
올 들어 브라질의 실업률은 13% 수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규모의 산업화 지역인 상파울루주의 실업률은 20%에 육박한다. 브라질 전체 1억7천800만 명 인구 가운데 직장을 얻은 행운아들마저 월급 수준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브라질 인구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전체 노동자의 23%가 정부의 최저임금 기준치 월 85달러 정도만 받는다. 노동자의 거의 절반 정도는 최저 임금의 3배인 월 255달러, 혹은 그 이하를 받는 데 그친다.
빈민층의 불만은 올 3월과 4월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에서 조직폭력 단체간 세력 다툼으로 상당수 희생자가 발생했다. 시골지역에서는 ‘토지 없는 농업노동자 운동(MST)’ 의 무단 토지점유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브라질 제2항 파업. 트럭들이 약 50마일에 걸쳐 늘어서 있다

그러나 이른바 지난 수십 년간 작동한 브라질 경제의 악순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쏟아 붓는 연금문제다. 멕시코와 칠레의 연금예산은 GDP의 2%를 넘지 않는다. 특히 브라질은 1988년 헌법에 규정된 이 같은 연금지급을 위해 세수를 계속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에드워드 아마데우 전 노동장관은 “브라질은 GDP의 35%를 세수로 충당하는 데 반해 멕시코와 칠레의 이 비율은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브라질의 국가부채 또한 계속 늘고 있다. 지난 3월 국가부채는 2천470억 달러였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출범한 작년 1월 당시 국가부채 2천10억 달러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나아가 브라질 GDP의 절반에 상당하는 엄청난 국가부채로 이자율을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설정한 콜금리는 16%에 이른다. 아마데우 전 장관은 막대한 정부예산 투입, 이를 위한 과세에다 국가부채, 고이자율 문제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 결과는 소중한 투자자본의 이탈을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공장과 농장 등 생산 기업을 위해 단지 GDP의 20%를 투자하지만, 한국은 35%를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국가부채 해결과 경제활성화 명분으로 과도하게 외국자본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주 외국자본의 갑작스런 유출로 브라질 주식?외환 시장은 심하게 요동했다.
이에 대해 마일손 다 노브레가 전 브라질 재무장관은 ▲노조의 막강한 통제력 축소 ▲정부 관료주의 병폐의 철폐 ▲정부의 막대한 사회사업 예산축소 등 구조개혁을 강조한다.
또 브레쎄르-페레이라 전 장관은 “우리 경제를 충전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브라질은 연간 경제성장률이 0.7%에 불과했던 1990년대의 상황을 재차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김영섭 멕시코 특파원 | kim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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