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당면 악재는 유가
박승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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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가 지속되면 경제전망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박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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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총재는 "우리 경제에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고유가"라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현재와 같은 고유가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경제 전망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외부 악재의 충격에 가장 민감한 것은 주식시장이므로 정부가
장?단기 증시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에 내려온 박 총재는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가진 조찬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해외 악재 가운데 중국의
긴축 정책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고유가에 비해 그리 큰 악재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박 총재는 "중국 경기 과열의 핵심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중국 중앙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경기 과열을 시인하면서 금리나 환율을 조정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유동성 공급을 축소할 필요는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대해서도 박 총재는 "경기가 좋으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필요한 정부의 경기 정책 방향에 대해 "외부 충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주식시장"이라고 전제하고 "정부의 경기 대책도 증시 안정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가 현재 장,단기 증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언급을 피했다.
박 총재는 "유가 등 외부 충격으로 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물가의 중기 목표치를
지키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하고 "다만 현재 물가 상승은 유가 등 비용
압력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므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보다는 정부의 관련 대책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조기에 금리를 인상할 의향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박 총재는 중국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경기조절에 나서겠지만 한국이 당장 거시경제
지표를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박승총재는 콜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중국이 경기조절에
나서는 것은 9~10%의 성장률을 8%대로 낮추는 미세조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국이 당장 거시
경제지표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총재는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른바 `디노미네이션'을 거론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총재는 또 민주노동당의 국회 입성은 합리적 노사 관계에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총재는 디노미네이션 추진과 관련, "준비가 덜 됐고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으며 국정이 아직
안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거론할 시기는 아니다"고 못 박고 "이 문제는 중장기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디노미네이션은 내년 이후에 언제든지 거론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하고 "디노미네
이션은 실행을 결정한 이후에도 도안, 기계 도입, 위조 방지 등을 준비하는 데에만 4년이 걸리며
현재는 결정을 내리기 위한 준비도 안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액권 발행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디노미네이션 등 다른 사안과 맞물리다보니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남 기자 | js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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