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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콜 '세계석권' 한발 앞으로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



시장 점유율 1위보다는 고품격 제품생산에 더 힘을 쏟겠다는 이기태 사장
“휴대전화 부품의 맹목적인 국산화는 무의미하다. 휴대폰 수출 1위 업체인 노키아의 자국 부품 사용률은 50%에 불과하다. 삼성의 경우 수입부품 비중이 가격기준으로 20% 안팎에 불과하다”며 LCD, 메모리, 배터리, 모뎀칩, 카메라모듈 등 5대 핵심부품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이기태 사장은 강조한다. 삼성전자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정보통신 부분의 지난해 수출은 85억 달러. 이 사장은 “삼성전자는 수출이 통산 85-95%를 차지한다”며 내수보다는 수출이 중요한데 100% 국산부품을 쓰면 환리스크를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애니콜이 세계적인 명품으로 공인 받게 된 데는 이 사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휴대전화 개발초기인 1992년에 시제품을 도로에 놓고 자동차가 깔고 지나가는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 차에 깔려도 부서지지 않는 휴대전화를 만들라는 무선사업부 책임자 이기태 이사(당시)의 지시 때문이었다. 당시 수석연구원이던 조병덕 부사장은 “그 때는 시제품을 직접 밟거나 벽에 던져 강도를 테스트하는 것은 다반사였다”고 말한다.
최근 미국 컨설칭업체인 쇼스텍은 애니콜, 노키아, 모토로라의 3대 휴대전화업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종합경쟁력에서 애니콜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양한 신 모델 출시 등이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노키아는 작년 하반기 중 신제품을 13개 내놓았고, 삼성전자는 그 6배가 넘는 85개의 모델을 내놓았다. 그것도 대부분을 ‘첨단’ 제품으로. 이 사장은 “시장점유율 1위보다는 고품격 제품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똑 같이 수출을 해도 내용이 중요하다. 품질과 수익 면에서 세계 최고를 만드는 게 목표다”며 향후 메가픽셀급 카메라폰, 동영상을 강화한 캠코더폰,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폰, 텔레매틱스 단말기 등 고부가가치의 단말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지역을 상대로 한 GSM 단말기 사업에서 상위권에 진입했고, 차세대 이동통신인 3세대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일부에서 퀄컴사의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칩 로열티 지불이 불공정하게 체결되고 과도하게 지불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동기와 비동기식 10여종의 모뎀칩을 자체 개발 중이고 일부 제품에 우리가 개발한 CDMA칩을 탑재하고 있다. 다만 퀄컴과 계약할 때 외부로 판매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외부로 판매를 안 할 뿐이다”며 이제는 기술우위 기업만이 살아남는 특허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경우 퀄컴사에 지불하는 수출 로열티가 한국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다. 대신 퀄컴칩 및 브루를 100%사용해야 한다. 삼성은 로열티 지불액수보다 더 많은 가치를 퀄컴으로부터 이전 받고 있다. 그것을 토대로 칩 개발을 해오고 있다. 국제시장에서는 기업간의 윈윈(win-win)관계가 중요하다. 몇%의 로열티를 더 주는가 보다 기술이전 등 어떻게 더 많은 것을 받아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휴대전화의 대부분은 컬러화면이다. 최신기종은 카메라장착은 기본이라는 사실에 외국인들은 놀란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애니콜의 성공에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이 한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이 고가의 최신 전자제품을 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덕에 한국은 해외 업체들은 디지털 기종 최신제품의 소비자 평가를 위해 우선 출시하는 국가가 되었다. 게다가 세계 최첨단 초고속 통신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2004년 3월 기준으로 국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1천142만명.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3천 250만명을 넘어섰다.
이 사장은 “앞으로 휴대전화가 모든 전자제품의 허브가 될 것이다. 삼성은 휴대전화를 포함,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지난해 8위를 했다. 10위권 진출을 목표보다 4년 앞당겼다. 앞으로 5위권 진입을 목표로 매진하겠다”며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석권을 향한 비젼을 제시했다. 당분간 주류를 이룰 3세대 휴대전화는 멀티미디어가 강화가 특징이다. 영화, MP3,게임 등을 휴대전화로 해결할수 있다고 한다. 2010년쯤 4세대 이동통신으로 바뀔 것이라며 “유비쿼터스 사회가 될 것이다. 이 4세대 통신의 표준화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국제포럼과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고 밝혔다. 애니콜의 성공에는 끊임없는 혁신과 반성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며 최고 품질의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하고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성남 기자 | js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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