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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전쟁시작? 이라크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에서 '주요 전투 종료'를 선언한 지 1주년이 지났다. 그러나 종전은 말 뿐이었고 결과적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 선언'이 되고 말았다.
연합뉴스는 이라크 현장보고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권력이양의 계획과 전망 그리고 복구 및 재건사업을 점검해 본다.
또한 이라크전을 계기로 중동국가들에서 일고 있는 개혁 움직임과 테러공포를 종합해 분석했다.


1년전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종전을 선언했다

전쟁 계속되는 이라크
지난해 5월1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본토로 귀환 중이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기세등등하게 나타나 이라크전의 종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종전선언 1주년을 이틀 앞둔 4월 29일 바그다드 시내 마흐무디야에서는 차량폭탄 공격으로 미군 8명이 숨졌고, 팔루자와 나자프에서는 아직도 포성이 멎지 않은 것은 물론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게 미군의 현 주소.
4월 한달 새 사망한 미군의 수가 120명을 넘어 `가장 잔인한 달'로 기록된 것은 물론 이라크전 발발 이후 종전선언 시까지 숨진 사망자수를 초과했다는 사실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바그다드 시민들은 폭력적인 전쟁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차원의 투쟁뿐만 아니라 고단한 삶이나마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전쟁'을 매일 거듭하고 있다.
전쟁 이전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납치와 무장강도, 절도사건이 빈발하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은 보복이 두려운데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경찰에 신고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 밤에 외출을 삼가는 것을 유일한 자구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역업을 하는 아흐메드 알리(35)씨는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으며, 오히려 치안상황은 더 나빠졌다”면서 “과거 정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도, 도둑, 차량폭탄테러에 떨며 살고 있다”며 미군당국의 `치안확보 실패'를 강력히 비난했다.
실업문제와 주택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시민들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요소.
전직 이라크군 장교 출신의 하산(45)은 “미군이 진주하자마자 군대를 해산하는 바람에 실업자가 됐다”면서 “하지만 치안불안으로 외국기업들이 떠나면서 재취업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60%로 추정되는 실업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티크리트 강변의 카라다지구의 주이샤 지역에 있는 고급 빌라촌은 집주인들이 전쟁을 피해 집을 비운 사이 무주택 서민들이 `무단 점거'를 계속한지 오래. 급기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가 4월 28일 퇴거명령과 함께 임대주택 알선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듣는 주민들은 아무도 없다.
하루하루 삶이 고단해지면서 바그다드 시민들의 미군을 바라보는 태도도 급격하게 싸늘해졌고, 일부 시민들의 반미(反美) 감정은 임계점에 서서히 다가서는 느낌이다.
교전이 거듭되는 팔루자에서 피신 나왔다는 한 청년은 4월 29일 팔루자 입구의 미군 체크포인트에 가로 막혀 귀가가 어렵게 되자 사담 후세인의 초상이 담긴 구(舊) 화폐를 슬쩍 보여주며 “차라리 이 때가 더 나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시민들 가운데는 사담 정권 붕괴이후 자기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출할 수 있는 등 자유를 만끽하게 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고 일부 시민들은 과격 이슬람 저항세력과 미군과의 교전에 염증을 내면서 “싸우고 싶으면 시내에서 하지 말고 사막에 나가 자기들끼리 싸우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종전 선언 1주년을 맞고도 사태가 악화된데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서방외교관은 “미국이 일방주의적인 대외정책에 따라 이라크전을 시작,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최단기간 내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은 이라크는 물론 아랍세계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종전직후 무기도 회수하지 않고 대책 없이 군대를 해산하고, 바트당 출신 인사들은 무조건 배척하는 등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등 포스트 이라크전 정책이 부재했다”면서 “외세에 대해 성전을 하다 죽으면 내세에서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슬람 종교관이 체질화된 이라크 국민들을 속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 미국의 대(對) 이라크 정책은 계속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권이양 계획과 전망
3월 공포된 이라크 임시헌법에 따르면 이라크 주권은 7월1일부터 미국 주도의 연합군으로부터 이라크 임시정부로 넘어간다.
주권 이양과 함께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와 과도통치위원회(IGC)는 해체되지만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은 그대로 남아 이라크의 치안을 담당하게 된다.
내년 1월 말까지 275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을 실시, 과도의회를 구성한 뒤 이를 통해 과도정부를 수립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임시정부는 국가수반의 상징적 역할만 하는 대통령과 부통령 2인 그리고 총리 및 25개 부처장관으로 구성되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총리가 행사토록 돼있다.
과도의회가 새 헌법안을 마련하면 내년 10월15일 전까지 국민투표를 실시해 헌법 제정을 완료하고, 내년 12월15일까지 새 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를 실시해 2006년 1월1일부터는 명실상부한 새 정 부가 들어서도록 한다는 게 임시헌법의 핵심 내용.
이 과정에서 내년 1월31일 이전까지 쿠르드 자치주를 포함해 18개 주에서 지방자치 실시를 위한 지방선거도 실시된다.
하지만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주권이양이 과연 제대로 이뤄질지 그리고 주권이양 후 임시정부가 제대로 가동될 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저항세력이 장악중인 팔루자와 나자프에서 교전이 계속되는 등 치안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6.30 주권이양이 힘든 게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고, 심지어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 위원장은 주권이양 연기론까지 펴고 있다.
하지만 연말 대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부시 행정부는 주권이양 약속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다짐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주권이양은 이뤄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듯 폴 브리머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이미 공공사업부, 보건부, 과학기술부, 교육부 등에 대해 독자적인 운영권을 부여했다.
주권인수의 주체인 임시정부 구성방법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복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큰 문제 중 하나.
미국은 당초 18개 주에서 간접선거(코커스)로 임시의회를 구성한 뒤 이를 통해 임시정부를 수립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아파 지도자인 알 시스타니의 반대에 봉착했고, 결국 이라크 국민과의 광범위한 협의과정을 거쳐 구성한다고만 규정했다.
미국은 현재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특사가 마련할 중재안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브라히미는 5월초 바그다드를 방문,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브라히미 특사는 5월말까지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6월 한 달 동안 주권인수 준비를 하면 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그처럼 짧은 기간에 임시정부 구성방안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월17일 이라크 과도통치위 의장의 자삭폭탄 테러공격으로 미국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를 응시하고 있는 한 트레이더
임시정부의 권한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이라크간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네그로폰테 이라크대사 내정자는 임시정부의 입법권과 군 지휘권 등에 대해 일부 제한을 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반면 이라크 과도통치위원들은 완전한 주권보장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창설중인 이라크 정규군과 경찰의 치안유지 기능이 `걸음마' 수준으로, 미군이 당분간 치안유지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임시정부는 결국 미측의 요구를 일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6.30 주권이양은 예정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미군이 치안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임시정부의 핵심 인사들도 미국 입맛에 맞는 인사들이 기용될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감안하면 미국이 `제2의 과도통치위'와 같은 임시정부를 앞에 내세우고,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복구와 재건사업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는 1년 전 미군 포격으로 부서진 채 방치된 건물이나 주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미군정 핵심 지휘부인 연합군 임시행정처(CPA)가 입주해 있는 그린존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구(舊) 대통령궁 주변에도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호화건물들이 즐비하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 티그리스?유프라티스강의 풍부한 수자원과 비옥한 토양, 여기에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을 통해 이슬람 문명의 중심세력이자 아랍권의 맹주를 구가하던 이라크의 현 주소이다.
물론 이라크전에서 승리한 미군 `점령군'은 지난 1년간 이라크전 정당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이라크를 `중동판 일본'으로 만들려는 전략 아래 2차대전 후 유럽 재건을 위한 마셜플랜 보다 규모가 큰 800억불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며 복구와 재건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공공행정 부분의 경우 과도통치위원회(IGC) 산하에 외무 기획 교육 내무 국방 등 25개 부처가 신설되어 활동 중이고, 연말까지 이라크 정규군과 경찰, 국경수비대, 민방위군 등 20여만 명의 치안인력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기간산업 부문도 석유는 하루 생산량이 250만 배럴로 종전(終戰) 생산량에 도달했고, 발전량은 종전 수준인 4천 메가와트를 넘어설 정도로 복구됐으며, 전쟁으로 파괴된 바그다드 시내 12개 지상 전화교환기의 복구 등 통신 인프라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CPA측은 사담 후세인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기본권의 보장과 집회, 결사, 언론?출판의 자유를 비롯해 실업자 수의 절반 감소, 2천500개의 학교재건, 1만8천여 개의 재건사업 프로젝트 완료, 300만 명 이라크 어린이에 대한 소아마비 백신접종, 아테네 올림픽 참가 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CPA측의 `장밋빛' 홍보와는 달리 바그다드를 비롯해 이라크 전역은 아직도 전쟁의 상처와 잔해 속에서 고통스런 신음을 계속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선 각 부처의 경우 장관 등 고위급과 국장 등 중간간부급은 있지만 실무인력과 전문기술이 부족해 정상가동이 어려운 실정이고, 4개 대대가 창설된 정규군의 경우 최근 팔루자 전투에 투입됐지만 저항세력에 투항하는 등 와해조짐까지 보였다.
기자가 투숙중인 바그다드 시내 알-둘레이미 호텔에서 번화가로 통하는 수히랴 거리의 간선도로는 하수구가 막혀 오수가 늘 범람해 서울의 `장마철'을 연상시키고 있다.
종전 수준 이상으로 복구됐다는 발전시설도 하루 서너 차례 정전되기 일쑤여서 호텔이나 공공기관은 자체 발전기 가동 소리로 귀가 따갑고, 유선전화망도 복구가 덜 되어 외국업체들이 제공하는 휴대폰과 위성전화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바그다드 중심지의 연합군사령부 입구 검문소에서 차량폭탄테러가 발생, 미국이 최근 임명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워장 등 여러명이 사망한 가운데, 미군병사들이 사고현장에서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
CPA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각종 재건프로젝트들도 외국인 납치사건과 팔루자사태 등 치안불안이 가중되면서 외국 기업과 직원들이 대거 이라크를 떠나면서 많은 사업이 중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원 야히야(40)는 “이라크전이 끝났지만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면서 “미군은 후세인 정권 붕괴에는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전쟁 전에는 거의 없었던 도둑과 납치사건이 빈발하고 있고, 60%에 이르는 실업문제 해결하지 못하는 등 기본적인 치안 확보와 경제난 해결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아랍圈, 개혁진통 속에 테러공포
미국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이라크 종전 1주년을 맞는 아랍권은 개혁 진통과 테러 공포 속에 동ㆍ서(東西) 분열이라는 미증유의 몸살을 앓고 있다.
이라크 전후(戰後) 혼란이 심화, 장기화하면서 미국이 주창한 단계적 중동 평화안인 로드맵은 사실상 사문화됐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폭력과 반(反)폭력의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다. 자연히 아랍 정권과 민중 사이에선 반미(反美).반(反)이스라엘 정서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전 승리의 `전시효과'로 중동의 불치병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이라크전 승리 선언으로 기세등등해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해 6월 중동을 방문, 로드맵의 공식 가동을 선언했다.
미국은 또 이라크를 중동정책의 시험무대로 삼아 서구식 민주주의 모델을 아랍이슬람권에 확 산, 정착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이른바 민주개혁 도미노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미국의 중동정책 기저에는 9.11 테러사건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의 진앙이 아랍이슬람권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아랍이슬람권의 권위주의적 장기독재 체제가 테러리즘을 배양해 서구 각지에 수출했다는 판단에서 테러리즘의 토양을 제거하겠다는 발상이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은 현실과 이론의 괴리 속에서 최악의 시련에 직면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주요 전투 종료"를 선언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라크에서는 새로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범(汎)저항세력과 시아파의 봉기는 패배의식에 빠졌던 이라크인들에게 저항 의지를 재고취시키고 있다. 점령군의 강압정책과 주권 이양 공약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폭발하면서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인티파다(봉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국방부에서 미군들의 이라크 포로에 대한 성고문과 학대에 대해 비난 성명을 밝히는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겠다고 들어온 점령군이 이라크인의 존엄성을 짓밟고, 고문과 모욕, 각종 가학행위를 일삼자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마저 재연되고 있다. 미국의 개혁공세에 체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등은 미국의 개혁압박에 저항하는 새로운 연대를 구축해가는 양상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최근 긴급회동에서 아랍개혁은 역내의 정치, 사회,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내부로부터의 개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아랍 연례정상회담이 무산된 것도 아랍개혁 방안을 둘러싼 아랍권 내의 심각한 균열을 의미한다. 쿠웨이트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걸프 친미 국가들과 북아프리카 국가들간 동-서 분열이 처음으로 표면화된 것이다.
이 가운데 리비아는 일찌감치 아랍권과 연대를 깨고 친서방 실용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와 로커비 사건 책임배상, 15년만의 유럽 방문 등 현기증 나는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카다피의 구애(求愛)작전에 미국의 석유산업을 의식한 경제제재 완화로 화답했다.
아랍권은 이처럼 국가이기주의에 따른 분열상을 보이고 있지만 테러공포와 이스라엘의 폭력에 대해서만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한 달간 하마스 지도자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과 압델 아지즈 란티시를 차례로 표적살해하고 요르단강 서안의 분리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2000년9월 팔레스타인 2차 인티파다 발발이후 3천89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다.
체제 전복과 민심 동요를 노린 테러공격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시리아 등을 중심으로 역내에 확산돼가는 조짐이다. 사우디는 이미 수건의 대형 테러사건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냈고, 요르단은 지난달 가공할 규모의 테러음모를 적발,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최근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의문의 테러공격이 발생했다.
요르단의 정치분석가 라비브 캄하위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역내의 안정을 흔들고 대중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의 이슬람 저항운동 관련 전문가인 디아아 라슈완 박사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사우디와 요르단, 시리아에서 최근 발생한 테러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분석가들은 이와 함께 민주주의와 생활수준 향상을 요구하는 민중의 기대를 외면하는 역내 독재정권들이 극단주의를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카이로 알-아흐람 정치전략연구소의 압델 무나임 사이드 소장은 극단주의를 물리치려면 아랍체제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폭력과 혼란은 변화를 어렵게 더욱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훈 바그다드 특파원 | ash@yna.co.kr
정광훈 카이로 특파원 | bar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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