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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中國의 신드롬, 그 시작과 끝을 찾아서

필자는 6공화국 노태우 정부하에 북방정책을 담당하는 최초의 사회주의 전문기자로 활약했으며, 198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250여 차례 중국을 다녀온 중국전문가이다.
한·중 수교前 1991년에 북경사무소를 개설했고, 1994에는 국내최초로 북방전문가 양성 아카데미인 북방정치경제학교를 개설한 바 있다.
또한, 1997년 3월에 상해포동에 한국지방자치단체 중국국가투자무역대표부를 설치해 한·중 지방정부교류에 앞장섰으며 半官半民 입장에서 중국 개척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향후 “개방중국”을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실증적 사례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중국진출을 원하는 기업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한다. <편집자 主>


중국의 '명동'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의쇼핑명소 상하이 난징루(南京路)에 들어선 한국상품 전용 백화점

中國을 아는 많은 사람들은 흔히들 알다가도 모를 나라, 가볼수록 어려운 나라, 되는 일도 안돼는 일도 없는 나라가 中國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중국은 우리에게 가까우면서도 먼, 쉬운 듯 하면서도 무척이나 난해하고 까다로운 신기루의 나라가 중국이다.
하지만 허허실실하는 中國에도 수많은 허점이 있고, 소위 말하는 틈새시장이 널려 있는 노다지의 땅임에도 틀림없다. 죽의 장막인 중국의 빗장이 풀리면서 몰려 들어간 많은 기업들이 그랬듯이 너무 얕보고 쉽게 접근했다가는 큰 낭패 보기 십상이다.
이제 한·중관계는 수교12주년을 맞아 한층 성숙된 관계에서 인적, 물적 교류에 새로운 목표와 정책을 펼칠 단계에 와 있다.
우리 한국인들이 ‘개방 中國’과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등소평의 개혁, 개방 정책을 빼놓을 수 없다.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개방 中國’에의 한국 기업진출성공률은 시대적 변화시점을 중심으로 5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아직도 60% 이상의 실패율을 나타내고 있다.
대략 1단계는 1992. 2. 등소평 남방순화 이전기로 실패율 90%, 2단계는 1994. 인민폐, 외환폐 통폐합 이전기로 실패율 85%, 3단계는 1999. 10.1. 이전기(중국 건국 50주년, 등소평 개혁·개방 20주년, 천안문사태 10주년인 해)로 실패율 80%, 4단계는 2001. 12. 中國 WTO 가입결정 이전기로써 실패율 70%, 5단계는 2002년 후진타오 집권 이후로써 잠정집계 실패율 60%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한 마디로 중국시장 진출이 결코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현상이다. 그러나 너무 겁을 먹을 이유는 없다. 한-중 무역수지는 지난 90년초부터 항상 흑자를 기록했으며, 90년말부터 대기업과 원자재를 중심으로 100억달러 이상 흑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은 제4세대(1세대 마오쩌둥, 2세대 덩샤오핑, 3세대 장쩌민)인 후진타오 시대를 맞아 급속한 대변화의 조짐이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청화대학 출신 엘리트인 신임 국가주석 후진타오는 장쩌민의 ‘3개 대표론’을 중심으로한 기업·자본가 계층을 공산당원으로 본격 영입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시장, 현장 등을 당원이 직접 뽑는 직접선거를 전격 도입하는 등 점차 중국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민중의 변화요구와 세계개방화에 대비해 발빠르게 정치·경제 정책 등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우리가 주목할 또 하나의 사실은 장쩌민 시대부터 시도해온 해외 석·박사급 인사들의 특채외에도 세대교체를 더욱 확대시켜 최근에는 각 지역 30~40대 대학교수들을 지방과 주요 도시의 시장, 서기로 대거 영입하면서 우수두뇌의 활용과 대·내외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중국 전문가들이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장쩌민 시대의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에는 성공했지만(92년 이후 연평균 8% 이상의 경제성장률 기록, 상해, 항주, 대련, 심천, 북경 등 대도시의 경우 연평균 14% 이상 기록) 반면에 지역 족벌주의에서 비롯된 토호세력들의 만연된 부패와 공직사회의 고질적 부패와 무능, 신흥 기업계층과 노동자, 농민 간의 갈등구조, 도농간 격차 심화 등으로 내면속의 중국은 폭발직전의 활화산과도 같다고 평가한다.

50만 평 규모로 중국 칭다오에 조성되는 부산기업 전용공단 위치도
2002년초 당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인 다이빙궈는 북경대반점 귀빈루에서 열린 한국의 전직 고위 경제관료 환영만찬 석상에서 WTO가입체제 이후의 한국경제의 대응방안과 바람직한 중국의 대처방안을 한 수 지도해 주기를 간곡히 청했다. 물론 한국의 각종 경제정책이 소개됐고, 더불어 중국의 WTO 대처방안을 훈수했음은 물론이다. 60도가 넘는 마오따이 술로 좌중이 거나했을 무렵, 다이빙궈는 중국의 대미정책에 대한 한국의 충고를 한 수 더 주문했다. 따지고 보면 저녁 한 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한 셈이다. 이렇듯 중국의 관료들은 자신들이 처한 각종 대내외 현안들에 대해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조언듣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1990년대초, 장쩌민 국가주석의 상해방 핵심인 당시 주룽지 경제부총리의 일화도 유명하다. 주룽지는 중국 경제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수시로 세계 각국의 석학들을 북경에 불러 경제 세미나를 개최했고, 그 중에서도 관심이 있는 학자에겐 별도의 질문서를 직접 전달해 답변을 받거나 새벽 1~2시에 직접 숙소를 방문해 심야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2002년 가을 中國은 절강성 항주에서 ‘장강 삼각주 대개발을 위한 세계대회’를 3박4일 일정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10여개국의 경제학자와 전직 고위 경제관리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중국에서도 중앙 정부를 비롯해 전국 각 성시의 성장과 시장 등 고위 행정책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기조연설을 하였고 강덕기 전 서울시장, 홍종민 전 도시철도사장이 주제발표를 했는데 이곳에서는 WTO가입 이후 중국의 경제발전 모델과 중국내 권역별 지역개발 정책을 위한 장강삼각주 대개발에 대해 집중적 토론이 전개됐다. 중국은 등소평의 대외개방정책에 근거해 1984년부터 14개 연안경제특구를 개방, 개발해 이미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이어 주룽지 총리는 10. 5 계획 (2001~2005)에 앞서 1990년 후반부터 낙후된 내륙 개발을 위해 서부대개발정책을 펼쳤으며, 이와 함께 권역별로 집중화된 동서부 연합발전전략인 지역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이의 대표적인 예가 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이후 대역사로 일컬어지는 장강삼협댐 건설이며, 이어 텐진과 허베이성, 산둥성으로 이어지는 발해만 개발과 이미 개발된 상해 푸동신구에 이어 상해와 절강성 항주, 영파로 이어지는 장강 삼각주 대개발로 중국을 세계강국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150년만에 이뤄진 1997년 홍콩반환과 1999년 마카오 반환에서 국력에 대한 대외적 자신감을 표출했으며, 2003년 10월 1일 건국기념일을 기해 발사된 중국 유인 우주선의 발사 성공은 전세계 열강들에게 중국신드롬의 실체를 깨닫게한 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은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상해 국제해양박람회의 유치를 획득해 세계인의 이목을 이미 집중시켰다.
이렇듯 중국은 이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세계무대의 중심에 우뚝 서있다. 중국은 아직도 구소련에 비유된 사회주의시장경제의 모델국가 정도로 인식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이미 세계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20~30년 후의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10기 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식서 악수를 나누는 후진타오 신임 국가주석과 전 국가주석 장쩌민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의 중국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제1은 역시 총설계사로 지칭되는 덩샤오핑이라는 탁월한 지도자의 등장이며, 그 뒤를 이은 장쩌민과 후진타오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뛰어난 지도력이다.
제2는 1980년초 심천, 주해로부터 시작돼 14개 연안특구와 전국 각 성·시·현으로 이어지는 외화자본과 기술의 유입창구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 각종 개발구의 성공적인 정착이다. 물론 이러한 성공을 뒷받침한 데에는 세계 화교네트워크로 이어지는 대만, 싱가폴이 주축된 화상(華商)들의 투자와 기여도를 빼놓을 수 없다.
제3의 요소는 1989년 천안사태 이후 모든 서방자본이 철수한 가운데 중국에 과감한 지원과 투자로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중국의 낙후된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한 한국 기업의 공이 무엇보다도 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가 오늘의 중국 발전에 한국 기업의 기여도를 제3의 요소로 부각시키는 데에는 두 가지 측면의 한· 중만이 갖는 특별한 역사적 유대감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첫째는 한국 정부의 통제 없이 무작위로 이루어지고 있는 과감한(?) 기술이전이다. 초기의 플라스틱 금형기술에서부터 최근 나타나는 IT, BT 등 첨단 통신·전자·생명기술에 이르기까지 기술이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칭다오를 비롯한 산둥성 전역과 요녕성의 션양, 따롄 일대와 상해, 절강성 일대, 심천과 광둥성 일 대에서 나타나는 한국 기업의 밀집화 현상이며, 최근에는 중국 연안지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한국공단조성 현상이다. 이는 향후 한국내 생산, 제조 기업의 공동화현상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렇듯 한국은 지리적·역사적 배경 아래 對中國 진출전략을 무차별로 강행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정부적 차원에서 또는 인위적으로 막는데 한계가 있다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중국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정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한 차원 높은 對中國 진출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만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중국 진출에 최고의 경쟁력 있는 고지를 이미 차지하고 있는 국가임에는 틀림없지만 눈앞의 단기적 이익에만 급급하다가는 다방면에서 무섭게 추월하는 개방 중국의 파워 앞에 우리는 5년 내에 무릎을 꿇을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다. 이제 동북아에도 적자생존의 냉엄한 정글법칙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정 해 훈
사단법인 북방권교류협의회
이사장
정 KBS 보도본부 기자
월간 [북방저널] 발행인

저 서
[중국시장 진출전략]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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