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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과연 과열인가




중국경제가 올해도 여전히 고성장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경제는 과연 과열상태인가. 최근 국제경제계의 최 대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중국 경제를 놓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위앤(元)화 평가절상 문제와 함께 이 문제가 연계되면서 논쟁이 복잡한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경제의 성과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GDP(국내총생산)은 11조6천694 억위앤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1997년(8.8%)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분기별로는 9.9%, 6.7%, 9.6%, 9.9%였다. 이라크 전쟁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의 영향을 받은 2분기를 제외하고 9%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9.1%라는 발표는 지난해 연말 중국당국이 언급한 8.5%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1-12%의 성장을 주장하며 중국이 의도적으로 성장률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경기과열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토가 따라 붙는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중국의 지난해 GDP 규모는 1조 4천억 달러에 달하며 1인당 GDP는 1천 90달러로 사상 최초로 1천 달러를 돌파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4천385억 달러와 4천131억 달러로 모두 30%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과열 조짐 있다'
무엇보다도 제조업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급증한 것이 과열조짐으로 거론된다. 우선 투 자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11개월간 29.6%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17.4%의 증가율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으로 공급과잉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과열론자들의 주요 논 거를 활용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투자과열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철강산업은104.1%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화학은 70.3%, 기계 65.8%, 방직공업은 75.5%의 증가율을 보였다. 주 요 산업들이 대체로 절반 이상의 투자증가율을 나타낸 셈이다.
40개 주요도시의 분양주택 가격도 평균 9%, 일부 도시에서는 20%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총통화(M2)가 20.4%에 달하는 증가율을 시현하는 등 유동성이 지나치게 증 가한 것도 중국 경기 과열론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M2 증가율은 19.6%로 전년도(19.9%)에 이어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마디로 시중에 자금을 대량 풀어 인플레 압력을 고조시켰다는 것이다. 또 은행의 대출잔액 증가율도 21.4% 로 전년도에 비해 4.5% 포인트 높아졌다.
물가 동향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물가(0.9% 상승)는 최근 몇 년간의 하락세를 벗어나 소 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공산품 출하가격 상승률이 2.3%로 전년도의 -1.3%를 무색케했 다.
이런 가운데 중국경제는 올해에도 상승기조를 유지하며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지만 여전히 고성장 기조라 할 수 있는 8% 가까운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1980년대 후반에 있었던 제1차 경기과열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것이 일부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1차과열 당시에는 통화팽장이 극심한 가운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이 10%를 넘어섰다. 투자부문도 20% 이상 증가했고 소비와 물가 증가폭이 GDP 성장폭을 크 게 앞섰다.
여기에 철강과 자동차, 부동산 등 일부 부문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는 과열조짐도 심상 치 않다. 특히 부동산 거품론까지 제기되면서 은행권의 경쟁력이 우려되는 등 중국경제의 연착륙 여부를 전망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과열론자인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의 우징롄(吳敬璉) 박사는 "과다한 통화증발로 경기 버블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경제연구소의 판강(樊綱) 소장은 "경제부문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나 인플레이 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고, 천측경제연구소의 장수광(張曙光)연구원은 아예 "투자 가 공급과잉을 초래하는 전형적인 과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중국정부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정부지출을 줄이고 국유은행의 대출을 억제함으로써 현재의 고도성장을 둔화시켜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중국경제가 올해도 여전히 고성장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본격적인 과열 아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부 과열조짐이 드러나고 있긴 하지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투자과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의 소비와 세계경기의 회복에 따른 수요의 증대로 공급 과앙 압력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 우선 거론된다.
실제로 지난해 승용차 판매 증가율은 70%에 달해 자동차 산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 버블론이 일고 있는 부동산업계에서도 신규 주택판매율이 33.4%로 전년도의 19.6%를 크 게 상회했다.
여기에 지난해 8월 중국 인민은행의 지불준비율 상향조정(6% 7%) 이후 투자 증가율이 둔 화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기업의 투자확대에 대한 규제수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 작정 과다한 투자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반대론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인민은행의 지 불준비율 상향조정이후 은행권의 대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주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무원발전연구중심 장리췬(張立群)박사는 "최근의 경기흐름 은 과거 성장률 둔화에 대한 반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다라 지난 7-8년간의 성장률 둔화를 감안할 때 섣불리 통화공급을 억제할 경우 디플레이션이 재발한 가능성이 있다는 주 장을 빼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재의 중국경제를 과열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취할 경우 세계시장의 공급체계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중국 수입시장이 축소될 경우 세계경제의 대(對)중국 수출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내놓은 `중국경제의 과열논쟁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 국경제는 발전과정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결코 과열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억 명 이상의 실업자가 존재하고 인구의 60% 이상이 농촌에서 생활하는 중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최근의 고도성장을 경제과열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며"일반적 기준으 로 현재 중국경제의 성장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만 "중국경제의 과열여부는 총체적인 수급 불균형과 경제 구조조정,제도개혁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제개혁을 통해 불안요소를 해소해 나가는 노력이필요하다"며 "이런 노력이 뒷받침되면 과열우려를 불식하고 경제 연착륙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우탁 상하이 특파원 |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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