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32조 원, 1천명 당 의사수 132명 고작
한국 병ㆍ의원 중국진출 러시
'예치과'로 유명한 '예 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 중순 상하이 민항병원과 '예' 브랜드 진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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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과 더불어 중국의 의료분야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의료서비스 시장은 2000년을
기준으로 볼 때 우리 돈으로 약 72조 원 규모. 하지만 이는 GDP의 5.36%에 불과한 것으로 일본 7.5%,
프랑스 9.3%, 독일 10.3%, 미국 12.9%에 비하면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의사 및 병?의원, 보건 관련 기업의 대 중국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정보
부족과 무분별한 투자, 사업 및 경영상의 미숙으로 아직까지는 성공보다 피해사례가 더 속출하고 있는 게
실정이다. 여기에다 검증되지 않은 컨설팅 사까지 끼어들면서 혼란에 더욱 부채질을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중국의 인구는 13억 명. 이 중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억5천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에 비해 의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는 2002년을 기준으로
1.32명. 그나마 80년의 1.25명, 2000년의 1.30명에 비하면 약간 늘어난 것이다.
치과의사의 수는 이보다 훨씬 적어 3만 명 당 겨우 1명 꼴. 간호사 수 역시 80년의 1.0명에서 2000년
1.02명, 2002년 1.03명으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히 상위층을 대상으로 시장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될 것이 예상된다. 의료 수요에
대한 고급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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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간호사 수는 80년의 1.0명에서 2000년 1.02명, 2002년 1.03명으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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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2000년에 새로 마련된 중국 정부의 새 의료정책도 관련 시장 발전에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비영리 병원과 영리병원을 분리, 비영리 병원만 지원하며 영리병원은 민간투
자에 의존하게 된다. 또 병원 산업에 외국자본이 허용되며, 관련 정책에 대한 정부의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어 2001년에는 공무원 및 국유기업 근로자 약 1억 명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무료 의료복지 제도를
폐지했다. 적은 비용은 자부담, 많은 비용은 소속기관에서 총괄 지급하는 의료보험제도로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갖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의료 상황은 아직도 전반적으로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시간의 대기, 비위생적인 환경, 낙후된 의료기술, 서비스 부재, 질병 치료 위주의 의료활동 등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한국의 의료기관들은 바로 이러한 와중에서 2003년 6월 이후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선양 등이 대부분이며, 중국 의료기관과 합자, 또는 합작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진출 분야는 성형, 피부미용, 비뇨기, 불임, 노화, 치과 등 일부 분야에 치우쳐 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 각 분야 골고루 의료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보험 진료과목에
해당하는 소아과, 내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에 대해서는 이미 폭넓은 수요와 더불어 고급
진료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은 ‘SK아이캉병원’. 2000년에 정식으로 허가 받은 이 병원은 한국의
의료서비스가 합법적인 경로를 밝아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1호 중외합자 병원이다.
이 병원의 성공요인은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치과,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미용분야의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것, 둘째 한층 달아오르고 있는 중국 내의 한류 열풍을 제대로, 그리고
최대한 활용한 것, 셋째, 베이징에서도 경제의 중심지로 꼽히는 조양구에 자리 잡고 있는 것 등등.
이 병원의 성공은 한국의 의료계와 관계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우선은 의료 역시
산업적 관점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병원 수출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보건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기도 했다.
이의 중요성을 절감한 덕분인지 최근 들어 국내 병?의원의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민간과 정부기관이 손잡고 적극적인 지원체제 구축에 나서는 모습도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지난 1월말에는 (사)보건산업벤처협회(회장 박인출)와 메디파트너주식회사(대표이사 박인출),
청년의사(대표이사 이왕준)가 손잡고 국내 병?의원의 성공적 중국 진출을 위한 포럼을 창설하기도 했다.
고조되고 있는 국내 병?의원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 의료계 및 정부, 관심 있는 투자자들의 정보
공유와 더불어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포럼을 주최했던 박인출 원장은 “포럼을 통해 국내 의료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는 물론 국제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강윤경 기자 |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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