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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1월말 '2004년 선진기업의 경영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 한해는 풍요속 빈곤, 호황 속 불황,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질 듯.
여기에다 내수 부진, 노사 갈등, FTA 비준 등 넘어야 할 장애만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안개속 상황에도 헤쳐나갈 비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4년 기업환경의 개관을 시작으로 해외 선진기업의 2004년 경영전략, 이들이 국내 기업에 주는
시사점 등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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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확실성과 격변의 시기
1) 정치, 경제, 사회의 불확실성
올해는 오는 4월에 있을 제17대 총선과 미국 대선으로 기업을 둘러싼 정치적 변동이 그 어느 때보
다 두드러질 전망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외교 및 경제정책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기 때문
이다.
또 내수 부진, 신용불량자 급증, 노사 갈등, 산업공동화, FTA 비준 등 풀기 어려운 경제현안이 산
적해 있어 풍요 속의 빈곤, 호황 속의 불황,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재해 및 사회여건 악화 등 다양한 사회적 리스크 요인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른 기
업의 부정적 여론 확산은 기업들의 활동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다.
2) 변화 필요성 공감, 구체적 대응책 부재
불확실성이 서로 연계돼 있고 기회와 위협도 혼재돼 있다. 중국경제의 급부상은 국내기업의 판매시
장 확대라는 효과가 있는 반면, 산업공동화 및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킨다.
사회 각 분야의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으로 해결책 도출도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 각자의 제몫
찾기 욕구가 동시다발적으로 분출되면서 협상보다 대결, 논리보다 감정이 앞서게 된다.
2. 2004년 기업환경 키워드
1) 리스크 요인 상존
가. 기술혁신 급속화, 빈번한 하이테크 제품 실패
IMT-2000, 윈도 XP 등 최신 제품을 고객이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여기에다 불필요한
성능의 추가는 제품 가격을 상승시켜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게 된다.
신사업, 신제품의 접근방식이 기술주도형에서 시장지향형으로 전환된다. 디자인, 브랜드 등 소프트
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된 수요를 확보해 가야 한다.
표준전쟁의 향배에 따라 사업의 사활이 판가름난다. 현재 시장 내에는 수많은 표준이 혼재해 있다.
이에 따라 전략적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정상급 기업간 제휴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실상이다.
나. 환율을 둘러싼 국가간 갈등과 통상마찰
미국, 유럽과 동아시아 국가 간의 환율 갈등이 지속되며, 원화 환율 절상폭과 속도가 국가경제 및
기업채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 불안정한 에너지 가격 및 환경규제
석유의 경우 중동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시장교란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교토의정서와 기후변
화협약 등 국제환경규제의 강화 또한 기업의 잠재적인 위기요인으로 작용한다.
2) 디지털 신산업 구도 형성
가. 본격적인 산업간, 제품간 컨버전스
가전과 IT가 결합된 디지털 가전은 세계경기를 선순환으로 이끄는 방아쇠의 하나다. 2003년 미국
의 가전시장 규모는 963억 달러. 이는 전년대비 2% 성장한 것이며, 그 중에서도 디지털TV 시장은
61억 달러로 전년대비 4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전미가전협회).
서로 다른 업종 메이커들의 신규진입과 기존 업체들의 입지강화 노력도 활발히 전개된다. 'CES
2004(가전 전시회)'에서 MS는 가전용 운영시스템(OS)을, 델은 디지털TV와 비디오, PC를 연결한 무
선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선보였다.
나. 유비쿼터스 컴퓨팅 급부상
유비쿼터스 사회, u-Korea 등의 용어가 일상화된다. 선진국에서는 전자태그를 활용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상업적으로 이미 구현되고 있다. 윌마트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 역시 전자태그를 도입해 유
통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다. 경쟁 패러다임의 불연속적 변화
기존 기술의 향상이나 생산성 제고만으로는 시장선도와 탈환이 불가능하다. 과거 휴대용 카세트 및
브라운관 TV 분야의 강자였던 소니는 MP3 및 디지털TV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중이다.
일단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타업종 기업이나 적과의 동침도 불사해야 한다. 2003년 MS, IBM,
HP, 소니, 노키아, 삼성전자 등 17개사는 'Digital Home Working Group'을 조직해 공동마케팅을 추
진한 바 있다.
3) 글로벌 무한경쟁 확산
가. 중심무대로 등장하는 아시아 경제권
중국이 고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인도경제의 잠재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판매시장으로서뿐 아니
라 R&D 및 인재육성의 거점으로도 각광받을 것이다. 그밖에 싱가포르(교육, 의료), 말레이시아(IT)
등의 동남아 각국도 특화된 신 성장전략을 추진해 간다.
나. 국가간 지역통합 급진전
EU는 2004년에 10개국이 신규로 가입하며 세계 최대의 단일경제권을 이루게 된다. FTA 확산에
따라 개방이 가속화되고 경제블록화 경향이 더욱 심화된다.
다. 핵심사업 글로벌화
시장잠재력에 근거해 목표시장을 선택하고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적 진출이 대거 나타난다. 노키아
는 중국을 미국에 이어 제2의 시장으로 확보하기 위해 3개의 R&D 센터를 설치하고 5,500명의 직원
을 채용했다.
4)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
가. 기업투명성에서 지속가능성으로
환경ㆍ건강ㆍ안전에 대한 사회감시 및 처벌이 강화된다. EU는 2005년부터 환경기준에 위배되는 전
자제품 및 자동차 등에 대해 강력한 수입규제 조치를 강행할 방침이다. 그런데 KOTRA의 조사결과
에 따르면 한국의 대 EU 수출상품 중 무려 70%가 환경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세계 환경관련 시장은 2000년 5,180억 달러에서 2005년 7,097억 달러, 2010년에 8,635억 달러로 연
평균 5%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산업자원부).
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윤리연구소 설립(미국), 사회적 책임 관련 표준제정(EU), 관련부서 설치(일본) 등 사회통합과 고용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이 이뤄진다.
도요타는 2003년에 일본 업체로는 처음으로 유럽 내 비영리 단체인 'CSR 유럽'에 가입하는 등 관
련 국제기구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외환위기 후 이뤄진 구조조정, 소득격차 확
대 등에 따라 기업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팽배해 있다.
PL법, 안티사이트의 출현 등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영향력 역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