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불패의 신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국형 워렌버핏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가 워렌버핏, 매년 연말에 헤더웨이에 있는 대저택에서 자신의 펀드에 가입한 큰손
투자자들을 초청해 성대한 파티를 벌인다. 지난 60년동안 투자가들에게 돌려준 수익률은 연률과 복리로
따져 수천%. 최근에 워렌버핏이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년 10% 미만이다. 미국 금리가 연 1%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수익률이지만, 많은 부동산 대박 신화를 경험한 한국투자가들이
볼 때는 “고작 그 정도야..” 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물가가 안정되어 있고 사회가 잘 짜여있어 눈먼 돈 벌기가 어려운 사회다. 그러나 한국은
사회변화가 급속하다. 특히 지난 30년 동안의 한국 부동산 투자의 역사는 지구상에서 어느 국가에서도
유래가 없다. 만약 웨렌버핏이 30년 전쯤에 10만 달러 정도를 서울지역 부동산에 투자를 했다면
수익률은 수천 %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수 만 %도 거뜬했을 것이다.
30년을 은행원 생활하다가 은퇴한 100억대의 자산가인 60후반의 황혼의 A씨. 최근 동남아 여행에서
돌아온 뒤부터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다. 시골출신인 A씨는 서울서 고학으로 대학을 마치고 은행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매월 받는 봉급으로 전부 땅 사모으는 데 열중했다. 동료들이 주식투자에 빠져있을
때도 그는 오불관언이었다. 현재 그가 소유하고 있는 땅은 천호동에서 하남으로 나가는 육군행정학교,
문무대부근의 대로 옆에 있는 평당 시세가 천만원을 호가하는 요지다. A씨가 30년 전에 천호동 일대
매입할 당시 평균 매입 단가는 1만원에서 10만원 대였다. 20년 전 아파트로 개발될 당시 지주들이
땅을 팔고 시내로 들어갈 때까지도 그는 오히려 더 재 매입했다.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땅에 매달린
건 그의 부친의 영향 때문이다. A씨 부친은 평생을 소작농 생활을 하다가 말년에 작은 땅 뙤기를
마련했지만 땅주인 노릇 변변하게 못해보고 이 세상을 하직했다. A씨에게는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토지 투자로 성공신화를 이룬 것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유전자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던
A씨도 이제는 손자들의 미래를 위해 또 다른 차원의 투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황혼에 다다랐다.
앞으로 한국의 땅값이 다시 한번 지난 30년과 같은 장기 투자 대상이 될 것인가. 상념에 잠기지 않을
수 없는 화두다.
A씨가 최근 중국,말레이시아,베트남,타이,인도네시아 등을 여행하면서 유심히 본 것은 역시 땅이었다.
인상적인 곳은 베트남이었다. 유교국가인 데다가, 하노이 시내의 영어학원들이 새벽마다 불야성을
이루고, 부모가 밥을 굶어도 자식 교육은 시키는 교육열, 아열대국가답지 않게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눈빛이 초롱초롱하더라는 것이다. 연 10%대의 경제 성장을 하는 베트남은 30년 후쯤에는
토지가격이 현재의 한국 못지 않을 것이라는 동물적인 느낌이 ‘찌르르’하게 오는데. 문제는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여서 토지가 국가 소유라는 점인데, A씨는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될 걸로 보고 있다.
많은 리스크가 있지만, 한국의 많은 토지투자 성공 신화의 주역들이 이제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으로 땅 투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들 한국의 웨렌버핏들의 투자 전략은 앞으로 계속
성공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최 기 억
연합인포맥스 금융팀장
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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