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가슴 속에서 뭉클한 것이 치밀어 오른다.
어릴 적 순수했던 감정들이 50년 세월의 풍파로 지들어진 가슴이지만 절실한 그리움으로 빈 화폭을
마주하고 있으면 편안하고 행복하다.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감미로운 팝송을 들으며 빈 화폭을 바라본다.
새하얀 화폭이 내 맘 같아서 이 마음 그대로 화폭에 담고 싶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가 내 마음을 욕심으로 채우고 그 욕심은 무엇인가 자꾸 그리게 한다.
벗은 여체는 아름답다.
아무것도 감추고 있지 않아서일까.
넓은 우주 속에 하나의 점을 그리듯 빈 화폭에 누드를 그린다.
내 어린 눈에 비춰졌던 지나날의 순수함을 찾으려는 몸부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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