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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천국 중국에 진출하는 기술기업의 딜레마

시장과 인재에 대한 매력에 투자 감행

우리의 이웃인 경제대국 일본 직장인들은 봉급을 얼마나 받을까.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연봉은 물론 남들은 얼마나 받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줄 답이 일본의 경제 격주간지 `프레지던트' 최근호에 실렸다. 프레지던트는 일본의 상장업체 3천617개사를 상대로 한 평균연봉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1인당 GDP 3만 2천불이 넘는 경제대국답게 급여수준이 대체로 높으나 계속된 경기침체로 상상을 초월하는 저임금 기업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기준으로 연봉(수당, 상여금 포함 세전금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후지텔레비전으로 1천497만 엔(한화 1억6천400여만 원)이었고, 2위는 니혼TV방송망(1천452만 엔), 3위 TBS(1천445만 엔), 4위 덴츠(1천436만 엔), 5위 아사히방송(1천419만 엔) 등이었다.
다음은 미레아HD(1천406만 엔), TV아사히(1천349만 엔), 스팍스애셋투신(1천309만 엔), 케네디윌슨저팬 (1천301만 엔), 닛폰방송(1천230만 엔) 순이었다.
상위 10위 기업 가운데 방송 관련 기업이 6개나 됐고 광고회사인 덴츠도 4위에 올라 방송.광고 업계의 급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위권 밖 주요 기업의 연봉은 미쓰이물산(1천201만 엔) 11위, 미쓰비시상사(1천176만 엔) 15위, 노무라종합연구소(1천18만 엔) 29위, JAL(999만 엔) 34위, 소니(887만 엔) 66위, 소프트뱅크 (882만 엔) 71위 등이었다.
업종에 따라 차이가 컸지만 직원 수 1천명이 넘는 대기업의 평균연봉은 대체로 600만-700만엔 사이가 많았다.
평균연령이 40세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입사 15-20년차 회사원의 평균월급은 50만 엔 가량으로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액수이지만 세계 최고수준의 물가를 생각하면 그리 풍족한 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경기불황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기업들도 많아 162개는 평균연봉이 382만엔 아래인 것으로 나타났고 138명의 직원을 둔 `제이플래닝'은 연봉 212만 엔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편 아시아와 태평양의 10대 국가의 평균 임금이 2년 전에 비해 20% 인상됐으며 이 가운데 일본의 임금인상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비즈니스 타임스가 경영 컨설턴트사인 타워스 페린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 수준이 스위스와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인 일본 제조업체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보다 10% 오른 4만8천178달러다.
일본은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기업이 인건비를 억제하고 있는 추세로 신입사원의 초임은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최근은 업무에 따른 성과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는 성과주의를 철저히 하기 위해 신입사원 에게도 이 제도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후생노동성이 매년 발표한 임금구조 기본통계에 따르면 2002년 봄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초임은 대졸 남성이 19만8천500엔, 대졸 여성이 18만8천800엔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0.1%증가한 것으로 소폭 증가이지만 남성은 6년 연속, 여성은 2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후생성은 이 같은 임금인상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인재확보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성과주의 임금제도로 급속 전환 중
일본 기업의 초임은 거의 비슷한 경향을 보여 왔다. 대기업은 업종과 회사간의 격차가 거의 없어 같은 회사의 동기들은 모두가 거의 일률적이라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성과주의를 신입사원 에게도 확대적용 해 경쟁의식을 심어주는 기업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신입사원들도 이제는 자신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수를 원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일본의 정보시스템 개발 회사인 퓨처시스템컨설팅은 올 봄부터 컴퓨터의 숙련도, 정보기술 자격증의 유무에 따라 초임을 정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연봉은 420만 엔을 하한선으로 정하고 최대 100만 엔 정도의 차이를 둘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공헌여부에 따라 임금을 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소니와 같은 일본 내 대기업들도 대졸 초임을 비슷하게 결정하는 관행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신입사원들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임금제도의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연공서열형 임금제도가 장기불황으로 급속히 붕괴되고 대신 개인의 능력에 따른 성과주의 임금제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02년 일본의 임단협 교섭에서 많은 기업들이 기본급을 동결한데 이어 올 임단협 교섭에서도 기본급을 동결은 물론 근속연수에 따른 정기승급제를 폐지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기승급은 연공서열형 임금제도의 핵심적 요소로 기본급 동결과 정기승급제 폐지는 종신고용을 전제로 한 일본식 연공서열형 임금제도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성과주의 임금제도에 따른 개별 임금관리 체제로 전환되면서 집단적 임금 인상률 제시를 위한 봄철 임단협 교섭의 역할도 크게 축소되고 있다.
일본경제가 호경기였을 때는 노동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에 종신고용을 전제로 한 연공 서열형 임금제도가 나름대로 역할을 했지만 저성장체제로 전환되고 장기불황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 경제상황에서는 연공형 임금제도가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주의 임금제도가 확산되면서 개인업적을 임금에 반영하는 기업이 65.0%, 앞으로 반영 할 예정으로 있는 기업이 7.9% 등 일본기업의 72.9%가 성과주의 임금제도를 시행하거나 시행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51.2%는 사원간 임금격차를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마쓰다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연령과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자동적으로 인상되던 연령급 임금항목을 폐지하고 능력과 실적을 중시한 신임금제도를 일반사원에게까지 확대 실시하고 있으며 히타치, 후지쓰, 마쓰시타전기, NEC 등도 정기승급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일본의 성과주의 임금체계가 주로 기본 연봉과 업적-성과에 따른 성과연봉으로 구성되는 연봉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과거에는 관리직 사원에 한해 실시되다 최근에는 일반 사원에까지 확대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본 기업들이 앞 다퉈 연공급을 폐지하고 성과급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7년전 다른 기업보다 먼저 성과급제도를 도입했던 기업이 연공급을 부활시키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용 방진고무 유력 메이커인 도카이(東海)고무는 4월부터 관리직을 대상으로 연공급 성격의 `연령습숙급(年齡習熟給)'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 1997년 관리직을 대상으로 한 연공급을 폐지했었다. 연령습숙급은 경험연수에 따라 늘어나는 급여로 월차임금의 20%를 차지한다.
도카이고무가 연령급을 부활시키기로 한 것은 개인의 성과평가가 어려운데다 관리직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연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4월부터 시행될 새로운 임금체계에서는 연공급이 임금의 20%, 기능 자격증 등 능력과 기능습득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자격급'이 78%, 과장, 부장 등 직책수당이 2%를 각각 차지하게 된다. 현재는 자격급이 57%, 나머지 43%는 능력업적급이다. 후지이(藤井) 사장은 "능력과 성과가 혼동되고 있다"면서 "능력은 있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새 임금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주성남 기자 | js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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