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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냐 유죄냐
미국 입지전적 여성기업인 마사 스튜어트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로 재판중인 마사 스튜어트가 뉴욕 법정에 출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한 여성의 재판에 세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녀의 이름은 마사 스튜어 트. 62세. 그녀는 요리, 가정, 결혼식, 생활용품 등 가정 일에 관계된 것이면 무엇이든 최고의 브랜 드 가치를 갖고 있는 미국의 가정용품.미디어 종합회사인 `마사 스튜어트리빙 옴니미디어 (MSO)'의 소유주다.
재판의 요지는 그녀가 주식매매와 관련 거짓말을 하고 있느냐 여부다.
임클론이라는 한 제약회사의 최고경영자인 샘 왁설은 지난 2001년12월27일 자기가 갖고 있던 자기회사의 주식을 서둘러 처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자사가 개발한 항암제 `어 비턱스'의 승인을 보류할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기 때문이었다. 왁설은 결국 나중 에 내부자 거래로 기소됐고 사법방해와 증권사기죄로 징역 7년3개월에 추징금 430만달러를 선고받았다.
스튜어트도 그날 자신이 갖고 있던 그 제약회사의 주식 3천928주를 주당 58-59달러에 모 두 22만5천달러를 받고 팔았다.
검찰은 스튜어트가 거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의 브로커로부터 왁설의 주식 처분소식을 전 해듣고 임클론의 주식을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스튜어트는 자신의 브로커인 피터 베이커노비치(41)와 사전에 임클론 주식이 주당 60달러로 내려가면 그 즉시 그 주식을 팔기 로 했기 때문에 팔았을 뿐이라면서 그 혐의를 부인했다. 스튜어트는 유죄가 인정되면 장기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폴란드계 제약사 영업사원의 딸로 태어난 스튜어트는 대학에서 건축사를 공부하고 월가에 서 증권 브로커를 하다 주문요리 배달업으로 돈을 벌었다. 그리고는 가정 일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루는 생활용품 제국을 건설했다.
스튜어트는 요리와 집단장, 여행, 결혼식 등 가정생활에 필요한 정보제공과 가정용품 판 매사업 등을 벌여 승승장구한 끝에 1999년 자신의 회사인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 를 뉴욕증권시장에 상장해 일약 10억 달러대의 억만장자대열에 올랐다. 스튜어트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 이른바 `마사 스타일'을 유행시키면서 미국인들의 가정 일에 가장 큰 영향 을 미친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는 임클론주식거래 스캔들로 지난 2002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이사직을 사임 했고 기소가 확정되자 자기 회사의 최고경영자직도 사퇴해 현재로서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 는 것처럼 보인다.
스튜어트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은 지난 1월27일부터 시작됐고 2월 들어서도 상당기간 계 속될 전망이다. 스튜어트와 베이커노비치는 공모, 사법방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한 거짓증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베이커노비치는 이밖에 위증혐의와 주가가 60달러로 내려 가면 주식을 팔기로 스튜어트와 합의했다는 서류를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스튜어트는 자기 회사 주식의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자신의 임클론 주식 매매와 관련 허위발표를 했다 는 증권사기 혐의를 추가로 받고 있다.
2월5일 현재 이 재판은 검찰 측의 유력한 증인에 의해 검찰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문제의 증인은 메릴린치사에서 베이커노비치의 부하직원이었던 더글러스 파네이(28). 파네이는 메릴린치 재직시절 연봉 4만5천달러를 받고 있었으며 현재는 증권사를 그만두고 화랑에서 일하고 있다.
파네이는 문제의 날인 2001년 12월27일 왁설이 자신의 주식에 대해 대규모 매도주문을 내 자 이 사실을 상관인 베이커노비치에게 알렸다고 주장했다. 파네이에 따르면 왁설과 스튜어 트는 베이커노비치의 가장 큰 고객들이었다.
휴가 중이던 베이커노비치는 파네이에게 스튜어트에게 전화로 왁설의 주식 매도사실을 알 려주라고 지시했다고 파네이는 증언했다. 이처럼 다른 고객의 주식거래 사실을 누설하는 것 은 메릴린치의 내부 규정상 금지돼 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스튜어트는 파네이에게 자신의 임클론 주식을 당장 모두 팔아달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파네이는 매매확인을 스튜어트의 비서인 앤 암스트롱에게 e-메일로 보 내겠다고 말하자 스튜어트는 매우 기분이 상한 듯 "절대로 안된다. 나의 개인 e-메일로 보 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파네이의 증언에 따르면 주식 당국이 임클론 주식거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베이커노 비치는 파네이에게 스튜어트의 주식매도는 세금을 절약할 목적이었다고 일방적으로 설명했 다. 또 그는 며칠 뒤 다시 파네이를 불러 자신과 스튜어트는 임클론 주가가 60달러로 내려 가면 그 주식을 팔기로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베이커노비치는 또 파네이에게 장기휴가와 비 행기표를 주겠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이 사건과 그 같은 제안을 연계시키지는 않았다고 파네 이는 증언했다.
한편 이 재판의 정부측 증인으로 결정적인 증언을 하고 있는 파네이는 마약복용의 전력이 드러나 증언의 신빙성이 어느 정도 의심을 받고 있다. 스튜어트의 변호인들은 파네이가 마 리화나와 엑스터시 같은 마약들을 복용했다고 배심원들에게 주장했다.
파네이는 또 자신의 대학시절 평균학점이 3.44인데도 3.5로 높여서 이력서에 기재한 점도 인정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튜어트와 베이커노비치에게 유리한 증언을 했다 가 최근 들어 갑자기 검찰 쪽으로 돌아서는 등 증언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현재 스튜어트와 베이커노비치의 변호인들은 이처럼 파네이 증언의 신빙성을 깎아내리고 스튜어트가 주식을 매각한 것은 왁설의 주식매도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주가가 60달 러 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라는 점을 집중 강조하고 있다.
`가사(家事)의 여왕' 스튜어트가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아 결국 몰락의 길을 걸을 지 아 니면 무죄판결을 받고 재기에 성공할 지가 관심거리다.

김대영 워싱턴 특파원 | k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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