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석철
건축에 철학 담는 우리 시대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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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은 미래를 기획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그는 도시설계라는 화두를 붙잡고 36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시대의 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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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중국 동해안 도시와 한반도, 일본 서남해안 도시를 잇는 황해공동체 구상을 주장해온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석철 명지대 건축대학장이 중국 칭화(淸華)대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칭화대의 우량용
교수와 함께 ‘취푸 세계도시화계획 스튜디오’를 맡기로 한 것이다.
‘취푸 세계도시화계획’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앞두고 취푸를 한자 문명권의
성지로 만드는 것으로, 취푸를 새롭게 개발하는 동시에 주변 도시를 문화관광 도시로 개발해 크게 묶는
프로젝트다.
김 교수는 올림픽과 엑스포가 특정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축제이자 전세계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그 중간에 위치한 취푸를 동아시아의 정신적 도시로 보여주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밝힌다.
“이번 세계도시화계획으로 취푸는 황해공동체의 상징적 도시가 될 것이다. 이 계획이 현실화돼 한국
업체들이 참여하게 되면 경제적 효과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8년 전부터 칭화대, 하버드대와 함께
동북아시아의 도시화, 산업화를 연구해 온 그는 중국의 산업화·도시화가 21세기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가 취푸 세계도시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5년 전 우량용 교수가 공자연구소를
준공한 후 그를 초대하면서 부터다. 현재 중국은 2020년까지 도시계획 플랜이 마련된 상태다. 이번 취푸
프로젝트는 이 계획들을 변경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은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틀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별 약진은
선행자의 실수를 반복시킬 뿐이다. 영국이 홍콩을 거점으로 지난 100년간 활용해온 것처럼 동북3성을
중국진출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북3성은 중국의 동해안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자본의 진출이 적은 지역이므로 우리가 서해안에 해상공단을 만들고 중국이 내륙공단을 만들어
경제특구를 만들자는 구상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
“건축은 결과물이 남는데 도시설계는 실행되지 못하면 남는 게 없습니다. 종묘-남산간 재개발, 여의도,
서울대 마스터플랜, 예술의 전당 도시화계획 등 제 손을 거친 것이 많지만 이번 취푸 세계도시화계획은
그동안 제가 구상해온 도시와 미래를 엮는 대안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도시계획은 미래를 기획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그는 도시설계라는 화두를 붙잡고 36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 시대의 거장이다. 지난해 초 암 선고를 받았지만 병마와 싸우면서도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달려들고 있다.
강성철 기자 |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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