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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이후 이제는 경제다

17대 총선 결과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압스으을 거두고 원내 제1당으로 부상했다
이에 다라 경제 부처들은 그동안 여야 힘겨루기에 밀려 제대로 추진하지 못햇떤 정책들에 속도가 붙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경제 부처들은 특히 참여정부가 지난해 각종 로드맵을 통해 제시한 개혁 정책들이 탄력을 받으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으로 얼룩진 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림에 따라 우리 경제의 큰 '불확실성'이 걷혔다.
더욱이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안정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국가의 당면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정책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물론 야당인 한나라당도 총선 공약으로 경제와 민생을 앞세웠던 만큼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경제에 관한 한 여야의 초당적인 협조가 예상되는 것도 우리 경제로서는 기대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과 중국 특수에 따른 수출 활황에 힘입어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나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내수 침체에 발목이 잡혀 체감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한 채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총선 이후 우리 경제는 신용불량자 문제 해소를 통한 가계 부채의 연착륙,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 회복, 국가의 성장잠재력 확충 등에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총선 이후 각종 경제정책 추진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심화되고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정치권과 사회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경제가 다시 수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책 추진 탄력 예상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됨으로써 기존의 정부 정책기조는 별다른 변화 없이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정책의 핵심은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신용불량자 문제 완화 등의 서민 생활 안정, 성장잠재력 확충, 사회통합적 노사 관계 정착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초부터 많은 대책을 제시해 놓고 있다.
이들 정책은 대부분 기존의 법을 바꾸거나 새로 만들어야 추진될 수 있는 것들로 국회의 절대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야당의 반대로 법 개정이나 제정에 실기할 경우 정책 추진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제 부처들은 이 같은 점 때문에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를 내심 크게 반기고 있다.
정부는 이달부터 각종 경제 관련 법령들의 정비에 들어가 5월에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6월 개원 국회에서 처리한 뒤 하반기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둔 상태다.
LG경제연구원 조용수 연구위원는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됨으로써 정부 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정부가 국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각종 제도의 변화와 개혁에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회복 속도 빨라질 듯
총선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양대 국내 불확실성 중 하나가 해소됨으로써 투자 및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경제의 급속한 회복에 힘입어 우리 경제도 당초 전망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재의 경기 회복 추세만으로도 5%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낙관하고 있고 박승 한국은행 총재 역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최대 6%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며 당초의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여야가 총선 공약으로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내세웠던 점도 경기 호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에 관한 한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정부가 올 들어 내놓은 신용불량자 대책, 일자리 창출 대책, 투자 부양책, 서비스업 및 창업 활성화 대책 등 각종 정책이 본격 작동할 경우 경제 회복은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만치 않은 '복병'
하지만 '복병'도 만만치 않다. 산유국의 감산과 이라크 상황 악화 등으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원유가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에 고스란히 전가돼 작년부터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 경제에 이중고를 안겨 주고 있다.
체감 소비지표인 재래시장이나 할인점 판매는 물론 백화점 매출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은 최근 봄 세일을 실시했으나 작년에 비해 매출이 7∼8%씩 감소했다.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철강 및 조선 등 일부 업종의 수출 호조로 겉보기에는 경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온기가 내수로까지 파급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원화 강세도 경제에 악재다. 현재 달러당 1천140∼1천1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원자재 가격과 유가 급등으로 원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더욱 악화되는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원내에 진출해 제도권의 일원이 된 '근로자 정당'인 민주노동당의 행보도 관심이다.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고임금을 자제하고 일자리 나누기 등의 정부 정책에 호응할 경우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성장보다 분배'를 내세워 임금 인상이나 근로자 권익 등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도 경기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뇌관이다. 탄핵을 둘러싼 정쟁과 사회 불안이 심화될 경우 투자 및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 침체를 더욱 깊게 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바란다..전문가 진단
 경제전문가들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안정 의석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경제 살리기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와 여당이 성장을 중시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실업과 소득불균형 등의 경제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진보 정장인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한 것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한 갈등의 해소라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함정호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
열린우리당이 경제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가 아직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 못한 만큼 분배보다는 성장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기업가 정신을 더욱 높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전반적인 생산활동 확대로 이어져 실업자들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거시경제정책은 재정경제부가 이미 내놓은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을 낮춰 잡을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선거도 끝났는데 무리하게 올려 잡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당이 안정 의석을 차지한 만큼 당정 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지만 재정이나 복지 등 성장과 분배의 가치관이 반영되는 사안은 이견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이 기업친화적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지만 아무래도 분배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박재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작년에 여권이 분열되면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초래해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 이번 총선을 통해 여당이 안정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앞으로 균형 있는 국정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여야는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통해 경기 회복과 경제 발전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우리 경제는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경기 양극화로 내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특히 신용불량자, 신용카드, 청년실업자, 소득불균형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 안정은 필수불가결하다. 무엇보다 기업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체감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경제가 실업과 신용불량자 문제로 심각한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불안으로 수출까지 위협받고 있다.
선거가 끝났지만 갈등이 커지고 사회가 불안정해질 것이 걱정된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사회적 동의 아래 갈등이 원만히 해소되기를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는 원내 진출에 성공한 민노당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민노당 진출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그보다는 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 더 의미가 있다.
원내에서 자기 자리를 갖고 의견을 낸다면 싸움 일변도에서 합리적 토론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기업의 활력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난 2~3년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제의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 청년실업도 심각한 문제다. 이런 상태로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기업의 활력을 살려 투자와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인한 혼란을 조기에 종식하고 노사 안정을 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 총액출자제도, 부채비율 200% 제한 등 자금 순환을 가로막는 정책들도 과감히 철폐하는 한편 국내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조세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
지난 1년간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이 승리에 집착하다 보니 대립과 갈등이 심화됐고 이는 경제주체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끼쳤으나 이제 총선이 끝난 만큼 경제 살리기에 나설 때다.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남아 있으나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정치적 안정을 조속히 이뤄야 한다. 이것이 경제 살리기의 첫째 조건이다.
현재는 내수가 좋지 않아 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용 불량과 실업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므로 과감한 규제 완화와 기업 경영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
참여정부가 출범 초에 성장과 분배의 균형적 추구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정책 혼선이 있었다. 최근에는 성장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데 이런 방향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
춘투가 임박해 노사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는데 노사 안정 없이 경제의 회복이나 선진화는 불가능하다. 노사정 대립이 첨예해지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
이번 총선 결과에 반영된 민심은 국정이 조속히 안정돼야 하고 정부는 경기 회복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민노당 등 진보 세력을 제도권으로 받아들여 국정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3가지로 요약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 뜻을 제대로 받아들여 경기 회복과 성장잠재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이번 총선 결과를 잘못 판단하고 급진적인 경제 개혁과 사회 개혁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면 국내 경제에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현재 경기 회복세가 매우 미약하고 성장잠재력 역시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총선 결과는 예상됐던 일이다. 특히 시장에도 이미 반영됐던 상황이어서 이번 총선 결과가 시장에 새로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적인 상황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이제는 경제적인 펀더멘탈이 더 중요해졌다. 물론 총선 결과가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정부는 각종 정책을 신속하고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이는 외국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
무엇보다 분배를 위해서는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 시장도 이런 방향에 대해 기대를 가질 것으로 본다.


주요 백화점의봄 정기세일이 진행중인 한 백화점을 찾은소비자들이 세일 마감 전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여당이 안정 의석을 확보한 것은 `여소야대'로 인한 정치적 불안감을 줄이고 개혁 정책들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미뤄졌던 완전 포괄주의 상속증여세 도입,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활성화, 부동산 투기 관련 과세 강화 등이 착실히 추진될 경우 증시에는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세대간 갈등과 정치 대립 등에 따른 사회 심리의 불안으로 부동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비정 상적인 자금시장구조가 초래됐으나 앞으로는 금융시장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경제계 인사들
 이번 총선에서는 김진표 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와 금융계, 재계 및 경제학계의 인사가 대거 금배지를 달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제계 인사들은 정치권이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문가 모시기에 나서서 지역구나 비례대표로 발탁한 덕분에 대부분이 비교적 손쉽게 정계 입문에 성공했다.
줄잡아 20여명에 이르는 이들 경제계 인사는 향후 국회가 경제 금융 산업정책을 추진할 때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물은 김 전 부총리. 수원 영통 선거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선 김 전 부총리는 개인적 명성과 열린우리당 바람에 힘입어 경쟁자들을 1만표 이상 따돌리고 무난히 당선됐다.
김 전 부총리는 특히 `현직 재경부 장관 총선 필패'라는 징크스를 깼다는 점에 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선 경기도지사를 지낸 임창렬 전 부총리를 제외하고 1990년대 이후 여당 프리미엄을 업고 국회의원이나 민선 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재경부 장관이 줄줄이 낙마했기 때문이다. 홍재형 전 부총리와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진념 전 부총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전 부총리가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않은 것은 그가 알게 모르게 지역구를 다 진 데다 고향인 수원에 출마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이종구 전 금융감독원 감사는 부친인 이중재 전 의원에 이어 2대째 금배지를 달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금감위 상임위원을 지내 옛 재무부 인맥의 `적자'로 꼽히는 그는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텃밭에 출사표를 내면서 공천 가능성도 희박 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탄핵 정국에서 최 전 대표가 낙마함에 따라 공천을 따내는 등 운도 따른 덕분에 한나라당 강남 벨트 석권의 주역이 됐다.
이 전 감사는 특히 외환 위기 이후 정부의 금융정책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적 자금 투입과 주요 금융기관 민영화 과정과 관련해 경제연구소장 출신으로 비례대표를 지낸 같은 당의 이한구 의원과 함께 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활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6번으로 금배지를 단 케이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연설문 작성 등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런 공로를 바탕으로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부상할 전망이다.
경북 문경 예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신국환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3수 끝에 금배지를 달게 됐다.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충북 청원에 출마한 변재일 전 정보통신부 차관도 충청권을 강타한 열린우리당 바람에 힘입어 무난히 당선됐다.
학계에서는 채수찬 전 미국 라이스대 경제학과 교수가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전주 덕진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비례대표로는 정덕구 전 장관 이외에 민주당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나라당의 윤건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인 유승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열린우리당의 박명광 전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가 각각 국회 진출의 꿈을 이뤘다.
홍재형 전 부총리와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도 청주 상당과 전북 군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승리해 재선 의원이 됐다.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과 이영탁.정해주 전 국무조정실장, 임내규 전 산자부 차관,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차관, 이재만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등은 동?서로 분할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역 구도 탓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금융계에서는 유일하게 김성철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전남 무안?신안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으나 민주당의 거물 한화갑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재계 출신으로는 이계안(52) 전 현대카드?캐피탈 회장과 김태환(61) 금호아시아나그룹 상임고문 등이 이번 총선을 통해 정계에 진출했고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52) 의원은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5선 기록을 세우며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지난 76년 대학 동창인 정몽준 의원과 함께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계안 전 회장은 현대그룹 종합기획실과 경영전략팀을 거쳐 99년 현대차 사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유망한 경영인으로 주목받다 2001년 캐피탈?카드로 자리를 옮겼으며 올 2월 총선 출마를 위해 회장직을 사임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해서는 김진표 전 부총리와 함께 당내 민생경제특별본부 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구미에서 당선된 한라당 김태환 고문도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고(故) `허주'(虛舟) 김윤환 전 한나라당 부총재의 동생이며 말단 사원에서 시작해 아시아나항공 부사장, 금호쉘화학 사장, 금호피앤피화학 사장 등에 오른 입지전적인 기업 경력과 허주의 후광을 토대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김 고문은 그러나 세금 9천858만3천원 체납으로 최대 체납 후보 3위에 올랐고 장남이 국적 상실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는 등 아들 3명 중 2명이 군 복무를 마치지 않아 납세 병역 `2관왕'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yna.co.kr/유의주 경제부 기자 |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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