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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도대체 어디까지가 성공일까? 연봉과 지위로 성공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같은 성공을 이야기한다. 우리 눈에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바쁜 것이다. 바쁘다고 꼭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대부분은 바쁘다. 그것도 정신없이. 언젠가 ‘성공한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성공한 사람답게’ 늦게 나왔다. 미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면서도 그는 상대방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하다. 용건이 중요할 뿐 상대방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눈치다. 앉자마자 그는 물을 따르는 웨이터에게 다급하게 주문한다.
“제일 빨리 나오는 걸로 주세요!”
이 또한 성공한 사람의 공통된 특징이다. 메뉴를 한가하게 고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점심시간도 업무시간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내게 묻는다.
“어떤 걸로 드시겠어요?”
그러나 내가 먹을 음식은 이미 정해졌다. 어찌 그 앞에서 한가롭게 다른 음식을 고를 수 있을까.
“같은 걸로요!”
용건과 단답형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그의 식사는 서둘러 끝난다. 후식이 채 나오기도 전에 그는 일어서며 말한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러나 그리 미안한 표정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바쁜 것은 성공한 사람의 당연한 권리(?)니까. 우리에게 익숙한 이런 종류의 성공한 사람은 어디 가든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내용은 바쁜 것 외엔 그리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마치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사람처럼 쓰러지지 않기 위해 발을 구르고 있는 모습뿐이다.
자신이 이뤄 놓은 것을 달콤하게 즐길 여유를 갖지 못하고 오직 바쁘게만 사는 이들에게 성공과 행복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들에게 성공이란 그저 자신을 어디론가 정신없이 밀어내는, 저항하지 못할 힘일 뿐이다.
성공할수록 바빠지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습관 7가지가 있다. 성공했지만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습관이다.

첫째 세상을 아주 간단하게 파악한다
먹느냐 먹히느냐. 따라서 이들에게 세상은 오직 두 종류의 인간만이 있을 뿐이다. 승자와 패자. 한가하게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이야기할 여유 따위는 없다. 세상은 잔인한 생존경쟁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야기한다.
“여유, 즐거움, 휴가 같은 단어들이 좋은 걸 누가 모르나. 그러나 남들 놀 때 다 놀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나.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승자와 패자 사이에는 어떠한 존재도 성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패자가 되는 일은 견딜 수 없는 일이 된다. 잠시라도 한 눈 팔면 밟히게 돼있는 세상에서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또 주장한다. 스트레스도 이겨내야 한다고. 우리 모두의 정신력으로.

둘째 웬만해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세상을 냉소적, 적대적으로 대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우선 사람을 믿지 못한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배신하게 돼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눈에는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내 돈을 따먹을까’만 생각하는 사람으로 비친다. 따라서 가능한 한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는 데 온 관심이 집중된다. 느슨하게 풀어주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자신이 칼자루를 쥐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기술에 능숙하다. 통제의 상실은 배신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이비 카리스마에 몰두하는 이들은 사소한 일에 절대 감동하지 않는다. 선의에 감동하기 보다는 그 배후의 의도를 읽어내려 애쓴다.

셋째 여백을 두려워한다
빈 공간에 있거나 약속시간 사이에 틈이 생기면 곤혹스러워 한다. 비어 있다는 것은 지루함과 괴로움의 동의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비어 있는 시간으로 여긴다. 그러다 보니 즐거움보다 지루함이 앞선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한 외식에서 음식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시간조차 부담스럽다. 그 순간도 참지 못하고 이렇게 외친다.
“아줌마, 여기 음식 좀 빨리 줘요!”
이들은 낯선 사람과의 만남 또한 기피한다.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두렵기 때문이다. 어느 모임이든 자신의 자리가 정해져야 편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모임에 항상 이름표가 준비돼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신을 배려해주는 사람이 없는 자리에는 나서지 않는다.
남에게 관심을 주기 보다는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친 관심 또한 성가시다. 또 다른 청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넷째 주의집중 장애라는 이상심리학적 장애에 시달린다
주의집중이란 자신의 다양한 감각기간을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자극 중 중요한 자극을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모든 일을 성공과 관련시켜 생각할 뿐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지 못한다. 아내와 대화하면서도 일 생각만 하다 아내를 무안하게 하는 일이 여러 번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일수록 무관심, 무감각, 부주의로 일관한다. 생각의 일관성도 상실한다. 성공을 지향하는 무서운 에너지를 가졌지만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시달린다.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금세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자학적인 생각에 빠진다.
일터에서는 과잉으로 각성돼 있지만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일 외의 다른 중요한 것에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우울증과 같은 정서적 장애는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다섯째 현재보다 과거와 미래에 집착한다
이루지 못한 것, 실수한 것에 대한 후회로 우울할 뿐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으로 어쩔 줄 모른다. 그러다 보니 걱정으로 새벽에 잠을 깬 뒤 더 이상 잠을 못 이루는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낮에는 늘 피곤하다.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항상 따로 논다. 일터에서는 집 걱정, 집에서는 일 걱정에 시달리는 것이다. 남들은 완벽주의자라고 좋게 말하지만 걱정하는 일의 대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거나 걱정해도 소용없는 것들이다.
어느 곳에도, 누구에게도 진정한 관심을 갖지 못하는 심리적 부재상태가 지속된다. 이런 공황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끝없는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하는 듯한 허전함에 어쩔 줄 모르게 된다. 이들에게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은 아주 쉽게 다가오는 유혹의 하나다.

여섯째 멀티태스킹을 해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곧 금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가능한 한 여러 일을 처리해야 앞서 갈 수 있다고 여기는 까닭이다. 이런 이들에게 ‘쉰다는 것’ 즉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 된다. 그러나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인간의 인지적 능력은 연습에 의해 분산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정서는 멀티태스킹 영역이 아니다. 정서를 멀티태스킹 한다는 것은 장례식과 결혼식이 한 사람의 마음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것과 흡사하다.
이런 상태를 전문가들은(?) ‘또라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인지적 요소로만 구성되는 일은 없다. 또한 정말 중요한 일들은 정서적 몰입을 요구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정서의 멀티태스킹은 절대 시도하지 말아야 할 금기라고 할 수 있다.

일곱번째 자기 스스로의 관리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
이들의 관심은 온통 다이어트, 성공을 위한 처세술, 세련된 외모와 매너 관리에 집중돼 있다. 책꽂이에 꽂힌 책들은 ‘~을 위한 ~가지 기술’ 류의 것이 대부분이다.
스트레스 관리법은 이들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영역이다.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해 심리적, 육체적으로 무너지는 일은 이들이 피해야 할 무서운 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스트레스는 관리의 대상일 뿐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만이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스트레스는 간단히 관리되고 통제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스트레스까지 통제하려고 시도하는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을 모두 통제하려는 엄청난 권력충동에 시달린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권력이 그리 대단치 않음과 통제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음으로 인해 항상 좌절한다.
이런 7가지 습관을 가진 성공한 사람들에게 성공은 절대 달콤한 것이 아니다. 더 큰 성공을 위해 쫓아가며 더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할 것을 미리 두려워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만 이런 습관에 젖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위의 7가지 습관에 길들여져 있다.
자신이 아직 성공하지 못했고 따라서 여기 설명된,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설문이 있다. 다음의 질문에 답이 그리 편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성공하기 어렵고, 설사 성공한다고 해도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에 속할 확률이 높다.
자, 당신의 자녀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1) 엄마/아빠처럼 살고 싶니? (2) 엄마/아빠가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계시니? (3) 엄마/아빠가 너희들과 있을 때 정말 즐거워하시니? (4) 일하는 것보다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을 더 좋아하시니? (5) 엄마/아빠가 있는 그대로의 너희들 모습에 만족하고 계시니? (5) 엄마/아빠가 공부 말고 너희들에 대해 정말로 관심을 갖고 계시니? 주로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계시지? (6) 엄마/아빠가 서로 사랑하시니?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시지?
이런 종류의 질문은 우리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마음이 불편한 질문일수록 집중해서 들여다봐야 한다. 집중해야 할 것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리 성공해도 불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에 제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복잡하고 시끄러운 회식 자리에서도 한 테이블 건너에서 이뤄지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귀에 잘 들리는 법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길거리에 하루 종일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어도 유난히 기억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자신이 관심이 있어 하는 특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선택적 주의집중이라고 한다. 자기가 필요한 정보만을 선택해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양쪽 귀에 헤드폰으로 두 가지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주면서 따라 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한쪽 귀에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쪽 귀에 들리는 소리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영어로 이야기하다 한국어로 이야기해도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소리의 주인공이 남자인가 여자인가만 겨우 파악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쪽 귀에서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거나 “불이야” 같이 급한 소리가 들리면 순식간에 주의가 집중된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에 본능적으로 주의를 집중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주의집중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본능이다. 그러나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성공을 추구하다가 정작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에는 집중할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이다. 아내와 자녀의 급한 목소리는커녕 살려달라는 자신의 목소리에조차 집중할 수 없는 상태. 결국 이들에게 성공이란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되고 만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자신이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주 늦게 깨닫는다. 자신이 사실은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이란 것을.

김 정 운
명지대학교 기록과학대학원
여가정보학과 주임교수
명지대학교 여가문화연구센터 소장

저 서
[문화의 심리], [휴테크 성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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