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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프랜차이즈로 해외시장 공략한다

(주)헤세드 강성모 사장

프랜차이즈도 다른 기업체들과 다를 바 없다. 성장하지 못하면 몰락한다.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해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외형적으로 가맹점이 늘고 매출이 증가한다고 해서 성장의 고삐를 늦추면 바로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다.
‘경영주는 망해도 기업은 살아야 한다’는 게 강 사장의 소신이다.

외환위기 이후 실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창업’은 우리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창업은 이제 시기만 다를 뿐 누구나 최종적으로 거쳐야 할 필수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창업의 지위는 격상됐지만 창업자 의식이나 시장환경은 아직도 열악하다. 그래서 ‘창업만 있고 경영은 없다’는 말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규모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가맹점 늘리기에만 급급했고 급기야는 부실한 본사도 속출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직업관 부재 및 허술한 사후관리, 국민정서와 토양과의 불일치 등이 그 원인이다.
1987년도에 50개에 달하던 프랜차이즈 본사가 1990년대에 350개, IMF를 거치면서 1천600개로 늘어났다. 총 매출 면에서 보면 50조 원으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3~4% 수준이나 발전속도는 두 배 이상 빠르다.
독자적으로 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프랜차이즈 가맹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프랜차이즈에도 옥석을 가리는 것이 창업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회사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이 헤세드다. 1997년 창업 이래 6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지고 있다. BHC치킨 외에 커피전문점인 ‘후에버’ 그리고 맥주전문점인 ‘큐즈’의 3가지 브랜드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헤세드를 앞에서 진두지휘하는 강성모 사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마당발’이다. 국수를 비롯한 주류, 베이커리 등을 시작으로 17년째 이 업계에 몸 담고 있다.


중궁에 진출한 BHC 지사
대중성·독창성·독점성·지속성이 성공의 요인
젊은 시절 해외이민도 생각했던 그는 자신의 꿈을 프랜차이즈에서 찾았다. 우연히 알게 된 ‘장터국수’ 체인점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보고 사업목표를 세웠다. 프랜차이즈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욕심에 관련서적은 물론,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창업강연회를 쫓아다녔다. 그러면서 우리 정서에 맞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제대로 만들어 보려는 꿈을 한발 한발 구체화시켜 갔다.
그렇게 프랜차이즈 업계에 몸담은 지 10년이 되던 1997년, 그는 샐러리맨 생활을 청산하고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때 생각해낸 아이템이 치킨이다. 업종을 외식업으로 하고 품목을 치킨으로 정한 이유를 묻자 그는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정해 놓았다. 그리고 그것을 만족하는 아이템을 선정했을 뿐이라고 한다.
“첫째는 대중성이다. 안정적인 창업과 성공을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일반 서민층과 청소년층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업종이어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치킨이라고 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겨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독창성이다. 가장 대중화된 업종에서 남과 같은 생각과 노력, 제품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변화의 폭이 좁아지는 현실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미된 제품이어야 한다.” 치킨은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이 일반을 이루고 있었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 ‘계육가공 연구소’를 차리고 새로운 메뉴개발에 매달렸다.
처음 나온 것이 닭고기에 야채를 입힌 ‘야채치킨’이었다.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싶어서 다시 매달렸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금 히트를 치고 있는 ‘콜팝치킨’이다. 치킨과 음료수를 동시에 한 컵에 담아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콜팝은 국제 특허도 취득하여 해외진출의 선봉을 맡고 있다.
“셋째는 독점성이다. 제품의 차별화는 일반화된 메뉴의 매출에 플러스 알파로 작용한다.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기에 매장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콜팝의 경우 코카콜라에서 아이디어를 팔라고 했지만 팔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넷째는 지속성이다. 대중성, 독창성, 독점성 등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여 매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창업자의 경영 능력이다.” 고객이 지속적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홍보와 마케팅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어느 시점에선가 고객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호평받는 토종 브랜드
헤세드는 중국을 비롯하여 동남아 등 9개 나라에 진출했고 3개 지사를 두고 있다. 이미 BHC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해외에서 로열티를 제대로 받는 토종 프랜차이즈라는 뜻이다. 로열티는 매출액의 3% 선이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프랜차이즈는 ‘투다리’ 정도가 있을 따름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롯데리아도 중국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그 이유는 롯데리아를 맥도널드의 아류라고 보는 중국인의 시각 때문이다. 치킨은 KFC가, 햄버거는 맥도널드가 세계화를 시켰다. 중국인의 입맛에서 보면 롯데리아는 맥도널드와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는 맥도널드를 본딴 토종 브랜드가 4개나 있다. 반면에 BHC는 기존의 치킨에다 차별화를 부각시켰다. 야채치킨, 양념치킨, 콜팝치킨 등이다. 거기다가 초기투자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헤세드는 지금까지 해외점포를 시장조사 차원에서 열었다. 앞으로는 중국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BHC뿐만 아니라 후에버와 큐즈가 동시에 입점한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3층 건물에 1층에는 BHC가, 2층은 후에버, 3층은 큐즈가 입점하여 하나의 건물에서 식사, 음료, 술의 소비가 이루어지는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중국의 외식문화는 보통 가족단위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한 곳에서 식사와 술, 차를 먹어온 식문화에 착안한 것이 3개 업종의 동시 입주다. 치킨을 먹고 싶은 아이들은 1층에서, 커피와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은 2층인 후에버에서, 술을 마시며 즐기고 싶은 사람은 3층 큐즈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 층간의 왕래가 자유로운 복합매장인 셈이다.”
강성모 사장은 외식문화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 21세기의 음식은 감성에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경사회에서는 없던 외식문화가 산업사회로 들어서면서 생겨났다. 초기의 외식문화는 주로 질보다 양이 우선이었다.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맛에 대한 차별화가 생겨났다. 이제는 감성사회다. 맛에다가 재미와 편리라는 요구사항이 첨가되었다.” 헤세드는 현재 전 가맹점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다. 생일이벤트나 사랑의 메시지 전달 등을 고객이 요청하는 시간에 전 매장에서 방송해준다. 때로는 즉석추첨 복권행사도 벌인다. 앞으로는 해외가맹점으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큐즈 매장 전경
사업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가
각종 서적이나 언론보도 등을 활용한다. 특히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를 해두는데 그것이 나중에 사업아이템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마케팅의 초안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메모지를 가지고 다닌다. 없으면 불안할 정도다. 집에서도 거실, 부엌식탁은 물론이고 화장실에도 메모지가 놓여 있다. 생각날 때마다 기록하기 위해서다. 심지어는 운동복 주머니에도 메모지가 들어 있다. 어디를 가든 항상 다이어리 수첩을 가지고 다닌다. 술자리 등 대화를 나누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적어둔다. 메모한 것들은 나중에 다이어리에 옮겨 적는데 두 가지로 나눈다. 현재 진행하는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는 앞쪽에, 미래의 사업구상은 뒤쪽에서부터 적어나간다. 이렇게 적어둔 다이어리가 60권을 넘는다. 적어둔 것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보면 또 다른 아이디어가 첨가되곤 한다. 내게는 보물 1호다.

프랜차이즈 경영에 대한 철학은
프랜차이즈도 다른 기업체들과 다를 바 없다. 성장하지 못하면 몰락한다.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해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외형적으로 가맹점이 늘고 매출이 증가한다고 해서 성장의 고삐를 늦추면 바로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다. ‘경영주는 망해도 기업은 살아야 한다’는 게 나의 소신이다. 수익금의 대부분을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에 투입해왔다. 그 정도 성공했으면 고급차도 뽑고 골프도 치라는 말을 주변에서 듣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프랜차이즈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 실정에서 가맹주들은 본사를 적대시할 수 있다. 가맹비, 인테리어비, 물류비 등으로 곶감 빼먹듯이 가져가 자기들만 살찌운다는 정서다. 실제로 초기에는 악덕 프랜차이즈도 있었다. 프랜차이즈업은 본사와 가맹점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사업계획은
서구에서 시작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웰빙을 아이템으로 미국 등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 물론 외식이 바탕에 깔리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동양적인 것을 가미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한방을 가미한 신체진단 프로그램을 통해서 맞춤형 식단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이 예약된 시간에 맞추어 조리된 음식을 내놓는 것이다.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자신만의 식단이다. 여기에다가 명상 및 기(氣)수련을 연계하는 상품도 선보일 생각이다.
현재 국내의 외식업체는 점포수가 60만 개에 달한다. 전체인구로 볼 때 점포 1개 당 75명 내외의 소비시장을 갖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프랜차이즈도 이제는 해외진출로 눈을 돌려야 될 시점에 와있다.


커피전문점 후에버의 덕수궁점
조류독감 파동 등으로 타격은 없었나
있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BHC의 메뉴 중에 치킨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이미 복합메뉴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 왔기에 전체매출에 영향은 별로 미치지 않았다. 한국시장에서는 아직 프랜차이즈가 전문점만으로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 김밥전문점이 김밥만 팔지 않는다. 분식도 판다. 만두 전문점도 국수전문점도 마찬가지다. 각 가맹점이 오픈해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또는 이번 조류독감 파동처럼 외부적 재해요인이 복구될 때까지 이겨낼 수 있는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

강 사장은 2007년에 국내 100대 기업에 올라서고 2015년에는 대기업 매출에 맞먹는 기업으로 헤세드를 키워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얼핏 들으면 허황돼 보인다. 그러나 IMF때 BHC를 오픈하면서 남들은 배달전문점으로 치킨에 피자나 콜라를 끼워 팔 때 오직 새로운 메뉴만으로 정면승부를 해서 승승장구해 왔다.
그는 사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한다. 직원들의 인재교육도 단지 회사를 위해서만은 아니라고 한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싶어서다. 회사가 창업사관학교가 되어 더 많은 창업 프랜차이즈가 생겨나기를 바라서다.

창업성공의 체크 포인트
창업에서는 자원이 성공여부를 결정한다. 가진 것이 없는데 성공하기란 사막에서 고기를 잡으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원이 풍부할수록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그렇다면 창업자의 자원은 무엇인가. ‘전문성’, ‘자본력,’ ‘기업가 정신’을 꼽을 수 있다.
ㆍ전 문 성 : 창업과 도전업종에 대한 전문성이다. 공부가 필요하고 프랜차이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ㆍ자 본 력 : 창업자의 대부분은 달팽이 눈을 갖고 있다. 낮은 점수로 명문대를 지망하는 수험생과 같다. 여유있는 운영을 위해서는 본인의 여력보다 하향지원하는 것이 안전하다.
ㆍ기업가 정신 : 용기와 도전의식 그리고 과감하라. 관계에 너그러워라. 그리고 학습해라.
만일 당신이 자금력도 부족하고 전문성도 없으며 기업가 정신마저 없다면 바로 실패다. 자금력, 전문성 모두 부족하지만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돼 있다면 당신에게는 상당한 희망이 있다. 자금력은 있는데 기업가 정신이 부족하다면 전문성을 갖춘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라. 성공의 희망이 보일 것이다.

강성철기자 |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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