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보관 가능 와인 따로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와인에 대한 상식 중 하나가 와인은 오래 될수록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와인은 증류주가 아니고 발효주다. 그래서 병 안에서도 계속 산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증류주와 다른 특징이다. 증류주는 병입(양조통에 담아두었던 것을 병으로 옮기는 과정)하면
숙성이 더 진행되지 않는다. 병마개가 단단하게 잠겨 있으면 병마개가 열릴 때까지 품질이 유지된다.
반면에 와인은 병입 후에도 계속 산화숙성을 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맛이 점점 퇴화해서
마지막에는 마실 수 없게 된다. 와인은 포도 품종, 산지, 포도 작황(기후조건), 양조방법, 와인보관
조건 등에 따라 마시는 최적의 시기가 와인마다 다르다. 특히 유럽산 와인을 장기보관할 예정이라면
빈티지(생산연도)도 참고해야 한다. 와인을 수집할 때는 자기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첫째, 일찍 마실 것인가, 장기간 보관 후에 마실 것인가? 일찍 마실 와인을 많이 구매하려면 와인
가게에서 할인 판매할 때를 이용하면 좋은 와인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할인판매 와인을 구매할
때는 와인의 상태가 어떠한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 와인 시음 코너가 있으면 맛을 보고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르도록 한다. 충동구매를 하면 후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보관 후에 마실 와인이라면 장기 숙성용 와인을 구입한다. 장기 숙성용 와인으로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 부르고뉴 지역의 특급 와인, 이태리의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브르넬로 디 몬탈치노,
사시카이야, 캘리포니아의 까베르네 쏘비뇽, 호주의 시라즈, 까베르네 쏘비뇽, 칠레의 까베르네
쏘비뇽, 스페인의 베가 시실리아 등이 좋다.
둘째,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을 골라야 한다. 사람마다 와인에 대한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품질이
아주 좋고 값비싼 와인이라 해도 내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여러 가지 와인을
맛보고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와인이라고 추천받아도 내 입맛에 안
맞는 경우가 많다.
셋째, 특 상급와인이며 희귀한 와인을 수집 할 것인가? 이 와인들은 값이 우리가 예상하는 가격보다
훨씬 고가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와인에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특 1급와인, 샤또 라핏뜨 롯실드,
샤또 무똥 롯실드, 샤또 라뚜르, 샤또 마고, 샤또 슈발 블랑, 샤또 오존느, 샤또 뻬뜨뤼스, 쏘데른
지역의 감미 와인 샤또 디껨, 캘리포니아의 오퍼스 원 등이 있는데, 수십 년 보관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수집한다. 와인을 구입하는 방법은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은 면세점이나
와인너리를 방문할 때 추천받으면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고급 와인을 많이 취급하는 와인 전문가게에서 구입하고, 원하는 와인이 없을 때는
가게에 부탁해서 구입할 수 있다. 와인 수입회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참고로 고급와인
취급점으로는 에노테카(갤러리아 명품점 지하), 르 클럽 뒤 벵(청담동점), 르 클럽 뒤 벵(코엑스점),
신동와인(한남동), 젤 델리(한남동), 와인타임(논현동), 뚜르 드 벵(반포동 서래마을) 등이 있다.
와인 구매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충동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와인이 많아지고 보관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책상 위에 우표 몇장 있다고 우표수집가가 아니듯 장식장에 와인 두세 병이 있다고 와인수집가라고
불리지는 않는다. 와인에 관심을 갖고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와인이 좋아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점차
하나 둘 모으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법이다. 와인컬렉션은 와인에 대한 열정에서 나온다.
달콤한 와인은 품질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품질 좋은 와인은 드라이 와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드라이나 스위트 와인을
선택하는 건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당도가 높은 와인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한여름의 야외식사에서는 단맛이 나는 로제와인을 즐겨 마신다. 그리고 식후에 마시는 디저트 와인은
단맛이 강한 와인이 잘 어울린다.
그리고 포트(Port)처럼 당도를 높인 와인들도 인기가 높다. 이 주정강화 와인들은 발효과정 중에
알코올을 인위적으로 첨가하여 만든 것이다. 와인의 발효를 멈추고 포도즙 안에 있던 당분을 남겨두는
것이다.
하지만 옛날에는 달콤한 와인을 좋아했으나 지금은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릴 때 좋아했던
사탕이나 과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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