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국 FTA로 한국 자동차 업계 피해 우려
가격경쟁력 상실, 시장 잠식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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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국간 주요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50% 인하됨에 따라
인도 현지에 진출한 우리 자동차 업계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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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급성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인도-태국간 FTA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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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태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인도시장 점유율 2위인 한국 자동차 업계에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가 펴낸 `‘인도-태국 FTA 기본협정 내용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와 태국은 작년
10월 FTA 체결을 위한 기본협정에 서명했다. 양국은 올 1월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 상품교역은
2005년 3월까지, 서비스 및 투자는 2006년 1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으며,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84개 품목은 3월 1일부터 관세를 50% 내리고 2006년부터는 완전 철폐키로 했다. 84개 조기 자유화
품목에는 포도 등 1차 산품 14개, 폴리프로필렌 등 화학제품 15개, 에어컨, TV 브라운관 등 전자 기계류
40개, 보석 및 비금속류 14개가 포함돼 있다.
특히 불꽃점화방식 피스톤 내연기관 전용 부분품과 기어박스 등 주요 자동차 부품 8개가 포함돼 태국
자동차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싼 값에 부품을 수입해 인도에서 조립,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인도에 진출해 있는 한국 업체는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어 이번
자유화 조치로 일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됐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인도의 자동차 생산규모는 연간 92만여 대이며,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인도 정부와 일본 스즈키 합작사인
마루티에 이어 시장점유율 18.5%를 차지했다.
또 우리의 대 인도 30대 수출품목 가운데 브라운관 등 5개도 조기자유화 품목에 들어 있어 관세인하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태국산에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기자유화가 미치는 영향
인도는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에어컨, 폴리프로필렌 등 조기자유화 품목에 포함된 태국의 저렴한
제품수입이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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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을 방문한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인사 나누는 탁신 티나왓 태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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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기자유화 품목 중 8개 자동차 부품이 포함되어 있어 태국에 소재한 주요 다국적 메이커들의
인도 진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인도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아시아와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인도의 동방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은 조기자유화 품목을 중심으로 대인도 수출이 확대되고 거대 인도시장의 접근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12억 달러에 이르는 양국간 교역이 2004년말까지 2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에 대한 수출증가도 수입증가를 뛰어넘어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도에 있는 우리 자동차 업체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인도 내 외국계 기업 대부분이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하는 반면 우리 업체는 인도에서 주요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등 부품 현지화율이
높기 때문에 관련 부품의 관세인하가 경쟁측면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는 현재 12개 업체가 인도 내에서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천cc 미만의 소형차가
90.2%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인도를 소형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세계적 공급지로 성장시키기 위해 자동차산업 신정책을
2002년에 발표했다. 2003년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에는 현대자동차가 유일하게 진출해 있으며 인도
승용차 시장의 18.5%를 점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997년 9천억 원을 투자해 엔진, 트랜스미션 등 연산 12만 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20여 협력 부품업체의 동반진출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소형승용차인 산트로의 현
지생산 이후 엑센트, 소나타 등 중대형 승용차의 연속출시 및 판매증가로 급성장 추세에 있으며
인도를 아시아 내 소형자동차의 생산기지로 키운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다른 외국 기업에 비해 현지 부품조달비율이 높아 관련 부품의 수입관세
인하가 경쟁측면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태국 자동차 시장의 90% 가량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태국을 통한 부품
우회수출로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태국 내에 생산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이렇듯 인도와 태국이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하면서 이 지역 시장에서 우리 업계의 어려움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2대 거대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시장에 대한 시장접근 강화차원에서 인도,
태국과의 FTA 추진이 필요하다. 인도는 이미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과 FTA를 체결했고
싱가포르, 아세안과는 협상중이며 칠레 등 중남미 국가와의 FTA 추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의 탁신 총리가 말했듯이 인도는 5천만 명의 백만장자를 포함해 1억 명 이상이 부유계층이며 중산층이
급증하는 등 구매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태국은 아세안 회원국과 AFTA를 체결했으며 중국, 호주,
바레인과 협상중이고 일본, 미국과도 FTA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와 태국 FTA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인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자동차 업계는 양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으며 양국 정부는 이들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등 FTA 체결로 업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성남 기자 | js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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