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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어디까지 왔나
스포츠 이어 영화까지 속속 인터넷 참여




MS의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MSN은 최근 메이저 리그 야구경기 중계권을 확보, 경기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프라인 방송이 한 번에 한 경기만 중계하는 데 비해 온라인 방송은 모든 경기를 동시에 중계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텔레비전으로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방송사의 사정으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가 중계되지 않을 수도 있고 설사 중계한다 해도 그 시간에 중요한 다른 볼 일이 있다면 중계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 또는 영화, 스포츠 중계 등을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생활이 한층 편리해질 것이다. 더욱이 영상의 느린 재생이나 일시 정지, 보고 싶은 장면의 반복 재생, 광고장면 삭제, 빠른 재생 등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것은 이미 꿈이 아니다. 이런 일들은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방송은 유무선 접속 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데이터 전송 속도의 급격한 증가, 인터넷 인구의 폭발적 증가 등에 힘입어 조만간 기존의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을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단체나 영화 스튜디오, 방송사로부터 독립돼 있는 프로그램 제작업체 등이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판매하거나 배급한다면 기존의 오프라인 방송사들은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오프라인을 이탈해 온라인으로 이동한다면 오프라인의 광고단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거대 방송기업들이 편성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만을 방송사들이 임의로 정한 시간대에 시청해야 했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중계시장이 그 대표적인 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MSN은 최근 메이저 리그 야구경기 중계권을 확보해 고급 가입자들에게 경기 중계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방송들이 한 번에 한 경기씩 중계하는 한계를 안고 있는 데 비해 온라인 방송은 모든 경기를 동시에 중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부에 있는 LA 다저스의 팬은 동부 팀들의 경 기만 주로 중계하는 케이블이나 지상파 방송에 의존하지 않고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다저스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지난봄 ‘3월의 광란’ 으로 불리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농구경기를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온라인 생중계했다. 이 경기의 중계권은 원래 비아콤이 소유한 지상파 방송인 CBS의 자회사인 스포츠 라인이 3억9천만 달러에 확보했으나 AOL이 온라인 중계권을 스포츠 라인으로부터 매입했다.

온라인 방송이 일지 정지, 느린 재생, 반복 재생 등의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오프라인 방송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스포츠 부문에 이어 영화 부문도 인터넷으로 뛰어들고 있다. HBO 같은 영화전문 거대 케이블 프로그램 공급사들이 오프라인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일부 영화 콘텐츠 업체들은 인터넷으로 영화를 판매하는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야후!는 컴퓨터 형사 가제트 같은 DIC엔터테인먼트의 만화영화들을 야훌리건스 TV를 통해 방송하기로 했고, 소니, 비벤디 유니버셜, 비아콤, MGM 등은 합작으로 ‘무비 링크’를 만들어 영화를 온라인으로 팔고 있다.
또 시네마나우닷컴(CinemaNow.com)도 라이언스 게이트 필름, 마이크로소프트, 블록버스터 등의 지원을 받아 역시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밖에 넷플릭스나 리얼 네트웍스, 블록버스터 같은 업체들도 인터넷으로 소비자에게 영화를 전송하는 사업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한편 인터넷 방송의 가능성과 관련,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는 미국의 티보(TiVo)다. 티보는 케이블 TV나 위성방송이 송출하는 프로그램을 디지털로 변환해 컴퓨터나 TV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가입자들은 티보가 제공한 셋톱박스나 개인용 PC의 하드 드라이브에 프로그램을 저장하면서 일지 정지, 느린 재생, 반복 재생 등의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케이블 TV나 위성방송의 프로그램들만을 가입자들에게 서비스했던 이 회사는 최근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영화나 음악을 가입자들의 하드 드라이브에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오프라인 텔레비전 방송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케이블 TV 영화채널인 HBO를 통해 영화를 보거나 MTV를 통해 음악을 듣던 시청자들이 티보의 영화 서비스나 음악 서비스로 전환하게 되면 그것이 곧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 전송 속도다. 안정적으로 영상과 음향을 즐길 수 없다면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인터넷 데이터 전송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데다, 지역적으로 시청자가 제한되는 오프라인 방송과 달리 온라인 방송은 전 세계 수억 명의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들을 잠재적 시장으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방송의 미래는 밝다.

김대영 워싱턴 특파원 | k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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