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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 건설작업 '급물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추진중인 기업도시 건설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국의 9개 지자체가 이의 유치를 적극 표명한 가운데 정부가 연내에 1∼2개의 기업도시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는 기업도시가 기업의 투자와 국가 균형발전을 연계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이라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입주 기업이 도시를 직접 개발하기 위한 '기업도시 건설 정책포럼' 이 지난 6월 중순 재계와 정치계, 자치단체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수면 위로 떠오른 기업도시
추진현황과 전망 = 기업도시는 전경련이 작년 10월 처음으로 제안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업뿐 아니라 주택, 교육, 의료시설, 생활 편의시설 등을 고루 갖춘 자족적인 도시로, 약 30만 명의 인구를 수용하게 되며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이외 지역에 들어서게 된다.
전경련은 당시 집값 안정과 경기진작,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1천만 평 규모의 기업도시를 건설하자고 제안했으며 최근 ‘기업도시특별법안’까지 거의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필요시 특별법 제정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건교부는 특히 기업도시 건설 지원을 위해 최근 건교부 주도로 ‘기업도시 지원 실무위원회’'를 구성했으며 7월 초 실무작업을 전담할 기업도시과까지 신설했다. 정부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도시 건설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셈이다. 기업도시는 우선 연내 1∼2개의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전경련과 별도로 충남 아산에 기업도시 건설을 추진했으나 특혜 논란 끝에 산업단지(65만 평)만 확대 개발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어느 지자체, 기업이 추진하나 = 우선 기업도시 건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방자치단체는 총 9곳이다. 이들 지자체는 원주, 익산, 군산, 무안, 광양, 포항, 김해, 진주, 서귀포 등으로, 전국에 골고루 분포해 있으며 이미 전경련에 기업도시 유치를 공식적으로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들 지자체 단체장들은 지난 6월 중순 전경련 주최로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업도시포럼에 직접 참석해 ‘최고의 기업도시를 만들겠다’ ‘기업도시 건설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등의 공약을 내걸며 적극적인 유치전까지 펼쳤다. 따라서 정부가 연내 시범적으로 추진하려는 1∼2개의 기업도시는 이들 9개 지자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업과 관련해서는 딱히 어느 기업이 기업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금호아시아나, 한진, 한화 등 상당수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얼마 전 열린 기업도시 포럼에도 직접 참석해 지자체들이 제시한 유치조건에 귀를 기울이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냈었다. 한편 건교부 주도로 구성된 기업도시 지원 실무위원회에는 업계에서는 LG필립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3개 기업의 담당임원이 포함돼 있다.

특별법안 주요내용과 쟁점 = 전경련이 정부에 제출할 기업도시 특별법안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도시개발 계획단계부터 참여하고 ▲조성된 토지를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며 ▲학교설립 및 운영 자율화를 통해 수준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기업도시 내 산업평화를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고 제한요건을 완화하고 파견근로자의 대상업종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도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도시 거주자들이 질 좋은 의료, 문화, 레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관련기관 설립과 운영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각종 조세 및 부담금을 경제자유구역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기업도시 건설을 위해 투자할 경우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며 ▲동일인 신용공여한도제도의 신용공여 한도를 40%로 상향 조정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전경련은 조만간 특별법안을 정부에 건의한 뒤 9월중 정기국회에서 처리해 연말께는 기업도시 대상 입지를 선정하고 참여희망 기업들까지 확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특별법안이 원안대로 입법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별법안 내용을 뒤집어놓고 보면 그동안 각종 반대와 반발로 전국적으로 시행하지 못했던 내용을 기업도시라는 공간에 국한시켜 시행하겠다는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업체의 토지수용권 보장 등 국민정서상 반발을 살 수 있는 대목도 한두 군데가 아닌 것이 걸림돌로 작용될 전망이다.
실제로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특별법안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특별법안은 투자와 고용확대 를 빌미로 기업에 지나친 자유를 허용하는 재벌 해방구 건설안”이라면서 전면 재검토, 또는 철회를 촉구했다.
또 기업도시 건설은 500만평을 기준으로 3년간 28조 원의 투자비가 필요해 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이 과연 몇 곳이나 될지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 전경련은 대기업 단독,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재 기업도시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도시 9곳 중 몇 곳에 기업도시가 들어설지도 미지수다.
강원도 원주와 포항, 군산, 익산 등 기업도시 유치 후보지를 중심으로 땅값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있는 것도 기업도시 추진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심인성 산업부 기자 sims@yna.co.kr

수도권ㆍ충청권 배제되나
전경련이 기업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중인 기업도시 건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러나 수도권 및 충청권 포함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전경련이 기업도시 관련 제안서를 제출할 경우 실무지원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특별법까지 제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500만 평 규모의 첨단산업형 기업도시 건설이 3년간 총 28조 원의 투자 요인을 발생시키고 매년 국내총생산(GDP)과 총취업자 수를 연 1~2% 늘리는 효과를 불러 올 수 있는 한국형 뉴딜 프로젝트일 뿐 아니라 지방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지난 6월 중순 노무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전략 보고회’에서 밝힌 대로 전경련의 기업도시 건설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에는 기업도시를 허용할 수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어놓고 있다.
충남 아산 탕정 주민 60여 명이 충남도청을 항의 방문, "삼성의 아산 기업도시 건설을 전명 백지화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강동석 건교부 장관으로부터 기업도시가 수도권과 충청권은 제외될 것이란 확답을 받은 뒤 “(기업도시 건설이) 기업에 대해 많은 특례를 요구하는 점만 부각되고 지방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전달되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지방혁신 도시와 전경련의 기업도시가 언젠가는 만나 통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지방 균형발전 차원에서 기업도시가 허용될 것임을 밝혔다.
정부의 이런 입장과 달리 전경련은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업도시 건설에 예외지역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특정지역을 배제하고 특별법을 추진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정부에 제안서를 낼 때 수도권과 충청권을 기업도시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도시 건설안이 어느 쪽으로 귀결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가 현재 탕정에 추진중인 TFT-LCD 산업단지의 성격도 바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탕정지역에 산업용지 42만 평, 도시개방 용지 56만 평 등 총98만 평 규모의 기업도시로 건설하려다 주택 일반분양에 따른 개발이익 특혜시비가 일면서 기업도시의 꿈을 접고 산업단지로 개발중에 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전경련의 기업도시 건설 특별법 추진이 구체화되고 정부가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면서 탕정 기업도시 건설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접지 않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지난 6월 중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업도시 건설을 위한 정책포럼’에 직접 참석해 “제도적 장치가 안돼 산업단지로 추진되고 있지만 특별법이 마련되면 기업도시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도시 건설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엄남석 산업부 기자 eomns@yna.co.kr

선진국 사례
전경련은 일본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규제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산업 집적화 (클러스터)를 통한 도시건설로 생산 및 고용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도요타시의 경우 시 당국이 토지 매입과 재정지원은 물론, 시의회에서 기업유치 조례를 제정해 세제를 지원함으로써 8천800만 평 규모에 인구 35만 명(종업원 19만 명), 도시 제조업 출하액의 95%가 자동차 관련제품으로 구성된 기업도시가 됐다.
유럽에서도 스웨덴의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66만 평, 에릭슨 입주 후 무선 이동통신 위주로 발전), 핀란드 울루시(130만 평, 노키아),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60만 평, 1천272개사 입주 2만6천600명 고용) 등 기업도시가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건설돼 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엄남석 산업부 기자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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