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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러간 실질협력 확대 가능성 크다

90년 수교 이후 14년간의 양국간 경제 교류와 협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양국관계의 무한한 발전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무역(43억 달러), 투자(3억 달러) 규모면에 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많다. 특히 거의 동일한 시 기에 수교한 중국과의 교역ㆍ투자 규모와 비교할 때 러시아와의 협력구모는 큰 차이가 있다. 중국의 여건을 러시아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 없지만 확대ㆍ발전 여지가 여러 가지 장애요인으로 이를 현재화하지 못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아콜르 네비퀸 러시아 교통부장관이 9월 7일 외교부청사 회의실에서 열린 한ㆍ러 경제공동위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ㆍ러 양국의 최근 정치ㆍ경제적 여건의 호전으로 우리는 양국간 실질협력을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첫째, 러시아의 경제여건 변화다. 러시아는 지난 수년간 고유가에 힘입어 99년 이래 연평 균 5% 이상의 경제성장을 하였고 금년 상반기에 7.4%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러시아의 경제실적, 정치적 안정, 풍부한 자원 및 노동력의 질 등을 높이 평가하여 미국 의 골드만삭스는 2050년 러시아가 중국ㆍ인도와 함께 G7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 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 국내에서도 이미 BRICS의 일원으로 러시아의 잠재성을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98년 외채상환불능 상태에까지 이르렀으나 금년 7월 현재 외환보유고가 940억 달러에 달하여 세계 7위권의 외환보유국으로 탈바꿈하였다.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이며 제1위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대에 이르는 현 상태가 향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므로 러시아 경제전망 또는 매우 밝다 고 볼 수 있다 우리 경제계는 러시아의 이와 같은 미래에 큰 관심을 가지고 대처해 오고 있 으나 좀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러시아 정부의 극동시베리아 개발에 대한 관심이다. 향후 양국간 실질협력 추진은 집권 2기를 맞은 푸틴 대통령의 극동시베리아 개발정책과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시대 정책 등 양국 정부의 정책을 여하히 효과적으로 접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양국간 러시아 극동시베리아와 한반도를 관통하는 석유ㆍ가스, 정보통신, 수송 등 기간 인프라 구축 사업과 러시아의 극동지역, 사할린 등의 에너지 자원 개발사업 에 우리 정부 및 기업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TSR/TKR 연결사업 및 에너지 협력
대표적인 예로 푸틴 대통령이은 TSR/TKR 연결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 내에서도 동 사업 추진을 위해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 동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서는 북한 철도현대화 사업, 즉 컨소시엄 구성, 북한 철도시설 등 분야 공동연구 등 중요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APEC 계기 양자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지난 4월 모스크바에서 제1차 남ㆍ 북ㆍ러 철도 전문가 회담이 금년 4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되었으며, 우리로서는 제2차 회담이 조속히 개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는 원유 등 에너지 자원에 있어 약 77% 수준의 대중동 의존도를 보이고 있음에 따라 수입 다변화 실현이 시급한 실정이며, 이를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사할린 과 동시베리아 지역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우므로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의 후보대상으로 높은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다. 이미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 등 극동 시베리아 가스의 한국 공급 및 개발 참여와 관련하여 사업자간 협의가 긴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푸틴 대통령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극동지역에서이 불법어로 단속 문제에 있어 우리 정부는 적극적인 협력의지를 밝히고 있다.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분야 협력
한편 러시아 사람들은 자원 보유국이라는 명칭을 오히려 싫어하고, 자신들의 첨단 과학기술 수준을 자랑하면서 에너지 수출에 의한 자본을 경쟁적 산업구조변혁에 투자하는 것이 주요한 경제정책 목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정부는 금번 노무현 대통령의 방러 계기에 한ㆍ러 우주기술 협력협정 체 결을 통해 우주발사체 개발 협력, 한국인 우주인 양성 사업 등을 공동 추진코자 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e-Russia 사업 추진에 우리의 정보통신 사업체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무역 및 투자의 지속적 확대
지난해 9월 그동안 양국간 실질협력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왔던 대러대권 상환 재조정 문 제를 해결함으로써 러시아에 수주 또는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전대 차관 지원 등이 가능 하게 되어 양국간 무역 및 투자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에 따라 삼성중 공업이 사할린 유전 해상구조물(5억 달러) 수주, 러시아 민간 은행에 대한 금융 제공 등 일련의 성과가 이루어졌다.
모스크바 시내 롯데 복합건물 건설, LG의 타타르스탄 석유화학사업 투자, 삼성의 하바로프스 크 정유공장 사업, 현대 다이모스 자동차 부품 공급 사업 등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양국 기업간 프로젝트가 성사되고 있는 것이다.

남ㆍ북ㆍ러 3자 협력 가능성
러시아는 TSR/TKR 연결을 비롯, 남ㆍ북ㆍ러 3자간 협력 가능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 시아로서는 3자간 협력을 통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한반도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을 표시하고 있다. 남북간 교류ㆍ협력을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도 3자간 협력 가능성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대륙과 연결되어 있는 반도국이나, 남북 분단으로 인해 대륙과 떨어진 섬과 같은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향후 철로 연결은 우리에게 대륙이 일부로 다시 복귀하는 심리적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이며, 북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타결되면 3자간 협력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러시아는 이제 더 이상 14년 전 수교 시 우리 정부가 차관을 제공했던 나라가 아니다. 러시아 는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가 70년대 변화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엄청난 규모로 변화하 고 있으며, 새로운 강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한 반세기 동안의 냉전기를 통해 세계질서의 한 축으로 미국과 경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계 전체를 보는 전략적인 시각을 여전히 갖추고 있다. 우리 국민은 러시아가 주장 하는 다극주의의 국제지리서, 유엔의 역할 강화 등에 대한 배경을 이해하고, 영토 크기뿐만 아니라 세계질서의 중심국으로서의 러시아에 대한 이해 노력이 필요하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국내적으로 10년 내 국민소득 배가, 빈곤층 퇴치 등 국가목표 달성을 위해 극동시베리아 개발이 절실한 과제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한국의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사 실을 알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동북아의 평화ㆍ번영을 추구하기 위해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한 동북아 물류 중심,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긴요하다.
양국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기본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서 로가 서오레게 절실히 필요한 동반자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양국 관계발전 전망은 매우 밝으 며, 금번 노무현 대통령의 방러를 통해 새로운 관계발전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 정 태 익 주 러시아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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