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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컴캐스트 전략적 제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세계 2위의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일본의 소니와 세계 최대의 케이블 텔레비전 운영업체 (SO)인 미국의 컴캐스트가 소니의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 영화사 인수를 계기로 "누 이 좋고 매부 좋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소니의 미국 현지법인인 `소니 아메리카(Sony Corporation of America)'가 이끄는 컨소 시엄은 9월13일 밤 마지막 순간에 타임워너를 제치고 MGM을 현금 48억 달러(약 5조5천억 원)에 사들이기로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할리우드 명문 스튜디오인 매트로 골드윈 메이어(MGM)를 인수하기로 동의한 일본 소니 본사
이와 거의 동시에 컴캐스트는 소니가 보유한 영화들을 주문형 비디오(VOD)에 사용하고 소 니와 함께 케이블 영화 채널 여러 개를 신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컴캐스트는 이밖에도 소니의 MGM 인수에 지분 참여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것은 대형 콘텐츠를 보유한 가전업체가 콘텐츠를 확장하면서 케이블이라는 미디어와 콘 텐츠 판매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미 할리우드에 영화사 콜럼비아 트라이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소니는 또다른 영화사인 M GM를 인수함으로써 ▲ 케이블 텔레비전 등을 통해 영화판매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 차세 대 DVD 포맷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복안이다.
보유 영화편수가 늘어나는 만큼 영화 판매사업 확장은 당연한 수순이다. 소니는 또 차세 대 DVD 기술 표준 채택에 영향력이 있는 대형 영화사를 추가로 보유하게 돼 삼성전자, 필립 스 등과 함께 추진하는 `블루레이' 차세대 DVD 기술의 표준 채택에 도시바, NEC의 `HD DVD'보 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MGM의 필름 라이브러리는 `늑대와 춤을'이나 `애니 홀' 등 지난 1948년 이후 만들어진 장편 영화 4천여 편과 텔레비전 연속극 1만400회분을 소장하고 있다. 소니가 현재 보유한 콜럼비아 트라이스타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패닉 룸' `와호장룡' 등 2천500여 편의 영화를 갖고 있다. MGM 인수가 확정되면 소니는 모두 6천500편 이상의 영화를 보유하게 된다.
컴캐스트는 소니 측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최신 영화 `스파이더 맨 2' 등 일련의 MGM 영화들 을 VOD 채널을 통해 서비스하기로 하는 한편, 소니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소니 측이 보유한 영화들을 내보내는 프레미엄 영화 채널 여러 개를 신설키로 했다.

컴캐스트는 지난 4월 540억 달러에 디즈니 인수를 시도했었다
소니 측 입장에서는 컴캐스트와의 계약으로 케이블 텔레비전이라는 콘텐츠 판매망을 확보하 고 이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판매함으로써 수입을 증가시킬 수 있게 됐다. 또 케이블 텔레비 전과 인터넷으로 서비스되는 VOD를 이용해 꾸준한 현금 유입이 가능하게 됐다.
더욱이 컴캐스트는 소니의 MGM 인수에 최대 3억달러를 내고 지분 참여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투자가 성사되면 소니의 자금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
한편 컴캐스트로서도 VOD에 소니와 MGM이 보유한 최신영화들을 내보낼 수 있게 돼 디렉 TV 등 위성방송과의 가입자 확보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된 것이 성과다. 디렉TV 나 에코스타같은 위성방송들은 아직 VOD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할리우드는 번창하는 DVD 판매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 대형 흥행 영 화들을 신 속히 VOD로 제공하는 것을 꺼려왔으며, 통상적으로 소매업자들에게 DVD를 제공한 지 45일 정도 가 지난 뒤에 케이블 텔레비전에 제공하는 것이 관례였다. 케이블 업체들은 이같은 영화제작사 들의 관행 때문에 VOD 사업이 잘 안된다고 생각해왔다.
컴캐스트는 또 대형 최신 영화들이 VOD로 서비스되면 많은 고객들이 VOD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케이블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한달에 추가로 10달러 정도를 지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 때문에 컴캐스트는 지난 4월 540억 달러에 디즈니 인수를 시도했었 다. 현재 컴캐스트 고객 2천150만 명 중 약 38%만이 VOD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이번 소니와의 계약으로 케이블 텔레비전 가입자들이 감소하는 추세를 반전시 키고 VOD 판매를 더욱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컴캐스트의 올해 2.4분기 초고속 인터넷 VOD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39% 증가했으나 케이블 텔레비전 가입자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김대영 워싱턴 특파원 | k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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