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으로 가는 길
우리 나라 전경련과 중국의 기업연합회가 서울에서 만나 양국간 주요 대기업들이 서로 생산구조를
조정하여 지역 내에서의 과잉투자와 중복투자를 피하자고 합의한 사실이 보도된바 있다. 또한
직접투자와 무역의 상호보완 관계를 활용하여 산업간 또는 산업 내에서의 분업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국제시장에서 석유나 가스등을 공동구매하고 에너지 개발, 수송 및 비축 등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하였다.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사실 우리 나라나 중국이나 모두 엇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의 주요 수출품 중에는
30%이상이 중국과 겹치고 있고 그런 까닭으로 해외시장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일본의 산업구조도 겹치고 있어 한 중 일의 산업구조는 마치 혈전구도로 되어있다. 그러니 이웃
나라이면서도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지금 세계는 거대한 지역국가로 통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미 유럽은 사실상의 통합국가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미주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고, 아프리카도 경제공동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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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의 과잉투자와 중복투자를 조정키로한 제 1차 한ㆍ중재계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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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아세안을 만들어 놓은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은 이루어내지 못해온 처지이다. 그것은 바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이 서로 같은 마당을 노리고
이전투구를 해온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볼 때 이번에 한국과 중국 대기업간의 생산구조 조정 협력은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바라건데 여기에 일본 기업도 가세하길 바라며 이를 계기로 이웃 나라간에 좀더 긴밀하고도
지속적인 협력체제로 발전해가길 바란다.
지금 동북아 3개국의 생산 능력은 가히 천문학적이어서 이들이 함께 협력하여 주요 수입국들과 대응한다면
석유수출국 기구를 능가하는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요즘처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을 때 공동 구매의 힘을 발휘하면 실질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작은 국민숫자로는 독자적인 시장 기반을 만들어 나갈 수 없고, 해외로 가면 언제나
일본이나 중국 등 이웃나라와 맞붙어 싸워야 했다.
따라서 우리에겐 이들 국가와의 지역 국가로서의 통합이 장기적으로 꼭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우선 중국과의 대기업 수준에서의 협력은 아주 상서로운 느낌을 준다.
다시 한번 한중간의 합의사항을 보면 대기업 생산구조의 조정으로 세계시장 공유, 산업간 산업내
분업 협력체제 구축, 에너지 구매 및 비축 공동보조, FTA 체결 여건조성 방안 모색 등이다.
지금 우리는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전자 조선 등 주요 산업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적인 설비과잉
속에서 수익성 저하로 고민하고 있다. 최근 중국도 자국내의 설비투자 과열을 억제키 위해 경기 진정책을
쓴바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양국이 이번 협력에만 그치지 말고 산업구조가 비숫한 나라들과의 좀더
큰 규모의 생산 조정 협력을 시도할 때라고 본다. 한국과 중국의 대기업간 생산 조정 노력이 부디 결실을
맺길 바란다.
엄 길 청
경기대학교 서비스 경영
전문대학원 교수(경제학)
저 서
[손에 잡히는 경제]
[생각을 바꾸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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