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t d'art 구다
맛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급식당에서 맛있는 요리를
먹을 때 보다 저렴한 식당이지만 특별한 맛을 느낄 때 더 감동을 한다. 비싼 돈을 들였다면 당연히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들을 한다. 반면에 값싼 음식을 먹을 때는 맛이 없어도 가격이 그런데 뭘 바랄까 라는
심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고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맛으로 감동을 주려는 것은 모든
요리사들의 공통된 목표가 아닐까 싶다.
“예술의 맛”이라는 뜻을 가진 구다(Go t d'art)는 의주로에 위치한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요리
곳곳에 프랜치 스타일을 가미한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주로 전채요리 등에서 프랜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데 화려하고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반면에 메인 요리들은 투박하지만 친근하고 서민적인
이태리 음식이다. 적당한 양과 보기 좋음이 곁들여져서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준다.
힐튼호텔 출신인 이재현 주방장의 섬세한 손맛은 재료를 전혀 아끼지 않는다. 신선한 재료 고유의
맛을 그대로 살려내되 요리에 디자인 감각을 곁들여서 먹기에 아까울 정도의 사치스러움을 주고
있다. “좋은 재료에서만 좋은 요리가 나온다”는 것이 그의 요리 철학이다.
이곳의 요리는 단품요리와 세트요리로 나누어져 있다. 고객들은 주로 세트요리를 찾는데 매달
세트요리의 내용이 바뀐다. 그때 그때의 계절에 맞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매번 들릴 때마다 다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전채요리로 주로 나오는 것이 ‘프와그라’다. 거위간 요리로 알려졌으며 프랑스 4대진미에 속할
만큼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다. 처음 맛보는 사람들의 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과일과
곁들여서 조리를 했다. 서양배와 살구, 레드와인에 졸인 사과와 파실리 등은 간요리의 느끼함을
없애주며 고소함과 뒷맛의 개운함을 맛볼 수 있다. 또 다른 전채요리로 한 여름에는 참치살 등을
버무린 타르타르가 나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메인요리로 나오는 렘참은 양고기 스테이크의 일종이다. 석쇠에 구운 양갈비에 소스를
얹어서 나온다. 재료인 양고기는 뉴질랜드산만을 사용하는데 육질이 소고기보다 부드럽다. 단품메뉴로
맛볼 수 있는 이 집의 대표적인 요리는 파스타이다. 그 중에서도 ‘마레해산물 스파게티’는 단연
돋보인다. 우선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새우, 전복, 게, 조개, 도미살, 홍합, 갑오징어 살 등 각종
해산물을 사용한다. 한 입 맛보니 흔히 먹어본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는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의 원인은 조미료에 있다. 맛을 내기 위해서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간을 내는 것도 조갯살을 우려낸 국물로 한다. 각종해산물과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져
씹히는 맛을 더해준다.
구다는 맛과 서비스를 호텔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가족을 동반해서 찾는
고객을 위해 어린이 메뉴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는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특히 정통 이태리음식을
먹고 싶지만 칼로리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들을 위한 다이어트 메뉴도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구다만의 독특한 이벤트가 열린다. 맥주와 와인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이 제공된다. 바비큐,
소시지 요리부터 초밥, 샐러드, 궤사디아, 치즈모음 등 12가지의 요리가 선보인다. 마른안주도 물론
9가지나 나온다. 때문에 이날은 일찍 예약을 해두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마음껏 먹을 수 있기에 젊은층에게 특히 호응이 좋다고 한다.
강북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서대문에 위치한 외국인 전용 서비스 레지던스인 바비엥 스위트
1층에 위치한 구다는 새로운 형태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지향하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늘 새로운
메뉴 그리고 부담 없는 가격까지 그 욕심이 지나치게 느껴지지 않음은 아마도 요리에서 느끼는 푸근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강성철 기자 |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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