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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ㆍ대만 IT 3국의 챔피언 라운드
 전자산업 경쟁 본격화


PC,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등 IT산업의 핵심이 되는 업종에서 한-일-대만간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종주국이라는 프라이드와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가진 전자산업의 맹주인 일본, 반도에와 LCD시장을 석권한 한국, 그리고 PC 및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을 바탕으로 급부상하는 대만의 3국이 세계 IT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최근 후지쓰가 삼성 SDI를 상대로 PDP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의 추격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더욱이 일본 세관이 삼성 제품에 대해 통관보류 조치를 내리고 이에 대해 삼성측이 ‘정면대응’을 결정함으로써 PDP특허를 둘러싸고 한-일간 통상마찰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한-일간의 경쟁과 갈등은 LCD와 반도체 등 첨단 전자산업 분야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점차 확산과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IT산업의 메카로 부상하는 대만
전세계 IT산업에서 대만은 독보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PC 및 PC부품 생산에서 전세계 1위라는 사실이다. 전세계 노트북 조립생산의 약70%를 대만이 담당하고 있다. 데스트톱 PC 4대중 3대가 대만 업체의 마더보드를 탑재하고 있다. 델, 도시바 등 유명 브랜드 노트북이 실제로는 대만 업체인 Quanta, Compal등에 의해서 OEM생산된 것이다. 그밖에 키보드, 모니터, 스위칭모드파워서 플라이 등 PC부품 및 주변기기에서도 대만상표는 쉽게 발견된다. PC산업계의 절대 강자인셈이다.

'2004 CES'에서 삼성저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최지성 부사장이 시계 최대 크기의 80인치 PDP TV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에서 대만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양대 반도체 업체인 TSMC와 UMC는 세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시장의 75%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양사의 가동률이 반도체 시장의 바로미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 더욱이 반도체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설계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은 것도 대만의 강점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한국을 경제하려는 일본의 도움을 받아서 대만의 약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초박막액정디스플레이 시장에서 3,4,5위를 휩쓰는 것이 대만의 업체들이다. 한국과 대만 업체 모두 일본의 장비 및 원재료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에서 일보느이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대만업체들의 도전은 향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의 공동대응
앞서 밝힌 일본의 특허소송은 한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삼성SDIDML 경우 지난 1분기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고 특히 PDP판매량이 전분기보다 39%급증하여 연속 1위를 기록하여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2001년에는 산요, 소니, 마쓰시타，도시바 등이 세계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삼성SDI와 LG전자가 이 사업에 진출한 이후 점유율이 2002년 79%, 2003년에는 61%에 이어 올해는 4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업계뿐 아니라 정부 주도로 한국 PDP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후지쓰, 히다치, 파이어니어 등PDP5개사가 공동출자하고 일본의 경산성이 사업비의 반액을 조성한 ‘차세대 PDP개발센터’가 설립했다. 이 센터의 목적은 일본내 연구개발 능력을 결집해서 한국업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또 올해에는 파이어니어가 NEC의 PDP분야를 인수했는데 이는 PDP업체의 통폐합을 통해 일본업체들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한국기업의 물량공세에 대응한다는 일본 정부의 의도가 상당부분 간여되었다고 일본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일본 PDP업계가 반도체나 LCD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자금력, 개발력의 강화를 노려 4개사인 PDP업체를 2개사로 집약하려는 구상이 정부와 업계내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LCD기업 부품역량 강화시급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기술개발 및 투자를 바탕으로 일본을 추월해가고 있는 한국의 전자산업에도 약점은 있다. 무엇보다도 부품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향후 LCD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LCD산업은 TV등 새로운 분야의 수요창출로 인해 다시한번 성장 모멘텀을 가지게 되었다. 기판의 대형화와 패널 크기의 증가는 부품 조달의 중요성을 과거보다 한층 더 높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LCD기업들의 사업형태도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라인의 세대경쟁과 함께 부품 조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LCD기업들은 부품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부품을 생산하거나 부품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동한 부품 조달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원가와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 열세였던 대만 기업들이 부품기업과의 수직적 결합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적극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본격 양산하는 데스크톱 및 노트북 PC, 서버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DDR2 D램
대만 기업들의 부품 역량강화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주요 부품의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누려왔던 상대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한국과 대만의 생산 Capa가 각각 전체 시장의 37%로 비슷해졌고 2005년에 대만이 42%, 한국이 35%로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품기업들에 투자에 대한 확신을 주거나 공동개발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부품기업과의 보다 실질적이고 강력한 파트너쉽 구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일본은 PDP외에 반도체에서도 유일한 D램 업체인 엘피다 메모리가 올해 초 하이닉스 반도체의 D램 제품에 대해 관세부과를 요청하고 정부도 상계관세 부과를 시사,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노트북용과 모니터용 LCD에 이어 일본의 마지막 보루인 중소형 LCD분야에서도 1위 등극을 선언하자 크게 당황하고 있으며 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또다른 견제조치로 인한 마찰이 발생할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전자업계의 한국에 대한 공한증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라며 반도체에 이어 LCD, PDP등 디스플레이마저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만업체에 대한 일본정부의 기술지원 등은 한국의 견제라는 전략과 맞물려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일본과 대만의 공세에 밀려날 수도 있다. IT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한국은 일본과의 더욱 치열한 경쟁과 기업간의 합종연횡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강성철 기자 |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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