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들이 알게 되면 항의할 단어가 있다. 다름 아닌 불임이란 단어다. "임(姙)"자를 살펴보자. 계집녀
(女) 변에 맡길 임(任)으로 되어 있다. 즉 임(姙)자는 여성에만 사용되는 단어다.
임신의 최종 당사자가 여성이고 불임연구가 여성에 집중되고 있어 결혼 후 일정기간 내에 임신이 되지
않으면 그 모든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양 오해를 한다.
그렇다면 불임의 성별원인을 살펴보자. 원인불명이 5%, 남녀쌍방이 30%, 남성 30%, 여성 30%이다. 즉
불임이란 단어는 엄밀히 따지자면 여성에만 국한되어 사용 돼야 하며 남성불임에 대한 새로운 용어
설정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더 나아가 불임이 내포하는 의미는 남성의 책임이 상당한데도 임신을 못했을
때 그 책임을 오로지 여성에만 있다는 가부장적 위선이 숨겨져 있다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
허면 불임이란 단어가 한의학 고전에서 비롯 됐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는 서양의학이 유입되면서
생긴 신조어이며 한의학에서는 구사(求嗣) 또는 종자(種子)등으로 기술되어 왔다. 여기에는 단순한
임신 불가능이라는 1차적 문제 해결에서 벗어나 최적의 임신조건을 만들고 건강하고 지혜로운 후손을
출산하기 위한 많은 배려가 담겨 있다.
남성불육(男性不育)
최근 남성불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여성의 원인을 능가할 수 있는데 정적인
직업의 증가와 각종 환경의 오염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남성은 정(精)을 충실히 배양한 연후에
결혼에 임하라 했다.
정(精)을 기르기 위해서는 특히 사춘기부터 중요하다.8수로 진행되는 남성의 생체리듬상 2배수에
해당하는 16세부터 3배수의 24세까지는 지나친 수음 등을 삼가, 신장의 정기를 훼손시키지 말아야
한다. 햇볕을 자주 쬐고 적당한 하체 운동과 콩, 참깨, 밤 등과 같은 씨앗류를 규칙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남성의 원인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서 치료한다.
1.陽이 허하여 발기력이 불완전 하고 사정력이 약한 경우
2.陰이 허하여 정액의 양이 적거나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는 경우
3.심장이 약해 조루가 발생되어 정자가 자궁 내에 충분히 접근 할 수 없는 경우
4.신장이 약해 정액 성분에 이상이 있는 경우 등이다.
이들은 보통 단독으로 오는 경우보다 겸하여 오는 경우가 많아 3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한다.
여성불임
여성은 섬세하고 복잡하다. 남성과 비교되는 이러한 차이는 한의학에서 수천 년 전부터 연구해
왔다. 불임은 우선 조경(調經)부터 해야 한다. 즉 혈을 잘 다스려 월경을 순조롭게 해야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하복부를 항시 따뜻하게 관리하며 배꼽티나 꽉 끼는 바지를 안 입는 것이 좋다. 앉는
자리도 가려서 앉아야 하며 바닥이 차면 좋지 않다. 임신을 원한다면 커피를 줄이고 찬 음식류도 삼가
해야 한다.
1.비만으로 습담이 쌓여 있는 경우는 몸이 항상 무겁고 평소 냉?대하가 잘 발생한다. 이는 배란장애에
의한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2.몸이 야위고 간과 신이 허한 경우는 월경량이 적고 색깔 또한 탁하다. 이는 결혼 적령기를 지난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3.칠정(七情:스트레스)으로 간의 기운이 울체 된 경우 월경이 한달씩 건너뛰기도 하고 갑자기 많은 양의
하혈을 하기도 한다. 이는 호르몬 분비의 이상에 해당된다.
4.자궁에 온열기가 없어 차가운 경우는 생리통이 심하며 혈괴가 많이 배출된다. 이는 자궁내막증이나
호르몬 분비 이상에 속한다.
한의학에서는 가장 좋은 임신의 적령기를 21세에서 28세로 본다. 요즘 사회 분위기가 만혼에다 결혼
후에도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2세를 위하여 바람직하지 않다. 한편 임신이 된 후에 쉽게
유산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반산(半産)이라 하여 잘 치료해야 불임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관용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극기라 한다.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자기 관리가 필요하겠다.
김 용 복
세종한의원 원장
한의학 박사
광진구 한의사회 부회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