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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연착륙으로 방향 선회 조짐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판 반 카이 베트남 총리를 안내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서서히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과열의 근원으로 지적받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과 대출증가율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 주변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안정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중국발 쇼크가 진정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작 몇달간의 경제지표가 과열진정 시그널을 보냈다고 해서 연착륙이 달성됐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는 비판도 가하고 있다.

연착륙 시사하는 각종 경제지표
중국의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17.5%(연율 환산 기준)를 기록, 지난 4월(19.1%)보다 1.6%포인트 감소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3개월째 둔화되고 있다.
총통화(M2+양도성예금증서) 증가율과 대출증가율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긴축정책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 런민은행이 발표한 5월 총통화증가율은 17.5%를 기록, 지난 4월보다 1.6%포인트 둔화됐다. 5월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를 기록해 4월의 19.8%보다 1.2%포인트 둔화됐다. 왕 위앤홍 국가정보센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대출증가율 둔화가 당국의 거시경제정책이 놀랄만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됐던 고정자산 투자증가율도 5월 들어 18%로 크게 둔화됐다.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은 3월과 4월 각각 44%, 35%를 기록해 과열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게 했었다.
왕 수석 애널리스트는 "통화 및 신용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정자산투자증가율도 점차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열진정..中당국 공격적 조치 가능성 희박
과열된 중국경제가 진정되는 모습이 이처럼 지표로 확인되면서 중국 당국이 공격적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경제 또한 경착륙 위험을 피해 연착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후앙 이핑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실시했던 중국의 긴축정책이 약효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앞으로 중국 당국이 금리인상과 같은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진 않을 것이란 희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가 더 이상의 쇼크 없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게 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 나아가 세계경제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경제가 세계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계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육박,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됐다. 이 때문에 국제투자자들과 세계금융시장은 중국의 경제동향을 면밀히 지켜봐왔으며 중국의 과열과 경착륙과 관련된 자그마한 소식 하나에도 출렁거렸다.
니콜러스 라디 국제경제연구소(IIE)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고 완만한 속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세계 경제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과열 양상이 진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해서 중국 경제가 연착륙 궤도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의 총통화증가율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런민은행은 총통화증가율 목표치를 17%로 잡고 있는데 이미 올해 초 몇 달 동안 20%가 넘는 통화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나머지 기간에 17%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월간 통화증가율이 10%대를 유지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화증가율이 10%대로 둔화될 경우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것이란 우려를 보내고 있다.

해외업체들, 중국 시장 낙관
중국 경제 과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강과 자동차, 부동산 등 과열 산업에 속한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 시장 성장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제철업체인 듀페르코는 올해 對중국 철강 수출량이 전년의 250만t에 비해 50만t 늘어난 300만t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올해와 내년 중국 내 경영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경제 호황에 따라 자가용 승용차가 부쩍 늘어난 가운데 베이징 고가를 걷고 있는 한 여인을 배경으로 길게 줄 선 승용차 행렬이 보인다
듀페르코는 중국내 사업활동은 단기 이익 실현을 위한 것이 아니며 지난 10여 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시장 내 입지 강화라는 장기적 목표 하에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페르코의 이 같은 경영 방침은 최근 수개월간 중국 당국이 철강과 시멘트, 알루미늄, 자동차, 부동산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일부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재차 확인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 주요 업체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세계 최대 철광석 메이커인 CVRD나 자동차 업체인 폴크스바켄, 동아시아 최대 부동산 업체인 캐피털랜드리미티드 등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구체적으로 브라질의 CVRD는 지난해 2천900만t 수준이었던 對중국 철광석 출하량이 올해에는 3천500만t으로 늘어나고 여기에 10억달러 상당의 다른 광물을 추가로 중국에 공급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VRD는 또 중국의 대형 철강 업체들과의 협력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최근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 냉각 정책을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 폴크스바겐의 중국 사업부문인 폴크브바겐그룹차이나는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를 현재의 배 수준인 160만대로 늘리기 위해 향후 5년간 60억유로(미화 73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소재한 캐피털랜드리미티드는 베이징과 상하이 지역의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 초점을 맞춘 펀드를 설립하는 한편 펀드 규모를 기존의 배 수준인 약 2억 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장원ㆍ이한용 연합인포맥스 기자 |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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