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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마시면 사람이 바뀐다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서울 와인 엑스포 기간 중 와인을 수입하는 부흥밸리 박 회장을 만났다. 홍콩에서 30년 간 살고 있는데 홍콩은 위스키 코냑 등이 비싸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구할 수 있어서 와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알코올도수가 높은 위스키와 코냑을 과음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몸이 부담을 느끼고, 젊을 때보다 빨리 취하게 되자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스키에 길들어져 있어서 처음에는 시큼 털털한 와인이 입맛에 맞지 않았다, 노력해도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았다. 다행히도 와인은 많이 마실 수도 없지만, 어쩌다가 많이 마셔도 별로 취하지를 않았다. 와인을 마신 다음 날은 오히려 기분이 상쾌함을 느꼈다. 그래서 와인을 더욱 가까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서도 모임이나 접대 등으로 위스키를 마시면 자연히 과음하게 되고, 과음한 다음날에는 몸이 축 늘어지며 후유증 때문에 고생을 했다. 와인과 쉽게 친해지지 않았지만, 와인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와인 마시기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니 조금씩 와인 맛을 느끼게 되었고, 자연히 독한 위스키는 마시기를 피하게 되었다.
와인 마시기를 시작한지 3년쯤 되자 숙취로 고생하는 일도 없어지고 활력이 생겨나 생활에서 많은 부분이 바뀌더라는 것이다. 이후 그는 와인에 푹 빠지게 되어 한국에 들어와 와인 수입 회사를 차렸다고 한다.
와인을 좋아하고 즐겨 마시면 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된다. 여유도 생기고 몸도 축나는 일이 없다. 그렇지만 와인 역시 과음하지 않고 적당량을 마셔야 한다. 부드럽고 순한맛 때문에 음료수처럼 마시다가는 역시 취하게 된다. 와인은 알코올 량으로 알콜 12도수의 와인 750㎖ 한 병이 보통 소주 1병에 해당된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무리가 생기게 마련인 것이다.
그렇다면 박회장의 경우처럼 와인을 마셔서 건강도 찾고 생활의 활력도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와인은 우리의 몸을 보호한다.
와인에는 다양한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중세 때 서민들은 영양 공급원으로 식사 때마다 음식과 함께 와인을 마셨다. 와인은 살균력이 있어서 식중독과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는데 고대에는 어린애가 태어나면 와인으로 온 몸을 씻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 상처부분에 발라 소독을 했다. 특히 레드 와인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성분은 산화작용이 강한 활성 산소를 제하여 관상동맥 경화를 예방으로 인하여 심근경색(심장마비)을 예방하고, 또 활성산소의 세포 파괴를 방지하여 암 발생률을 떨어뜨린다.
둘째 과음을 하지 않으므로 매일 매일 삶의 의욕과 생기를 느낀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대부분 과음으로 이어진다. 다음날은 항상 머리가 무겁고 나른해서 일 할 의욕이 없는데, 와인을 마시면 과음을 하지 않게 되어 다음날도 머리가 맑아 생기 있게 일을 할 수 있다.
셋째 생활리듬이 바뀐다.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을 마실 때는 밤늦게까지 마시고 취해서 귀가하는 일이 잦는데, 와인으로 바꾸면 맑은 정신으로 일찍 귀가하니까 가족들이 좋아한다.
넷째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저녁 일찍 귀가하니 자연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녀들과 함께 와인 한잔하며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휴일 전날 과음하지 않았으니 늦잠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다섯째 건전한 대인관계를 유지 할 수 있다.
와인을 마시면 적당히 취하게 되어 건전한 대화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과음을 하게 되면 취하여 말실수를 하고 추태를 보이는데 와인은 과음을 하지 않으므로 추태를 보이지 않는다.
여섯째 와인을 하니까 술자리가 부담스럽지 않고 즐겁다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을 마시게 되면 자연히 과음하게 되고, 과음하고 나면 다음 날 괴로울 것이 뻔 하므로 알코올도수 높은 술을 마시는 자리가 되면 참석하기를 꺼리고 참석해도 즐겁지가 않다
일곱째 국제 비즈니스 하기가 좋다
와인은 전 세계 공통 음료이므로 전 세계 사람들과 친해 질 수 있다. 일례로 싱가포르 관광 청 소속 한국지점 이재욱 차장이 싱가포르 관광 청 주재로 싱가포르 관광 청 13 개국 해외지사 매니저 교육에 참가했을 때 일이다.
참석자 대부분이 처음 참석하는 교육이고 각각 다른 나라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먹서먹했다. 교육 첫날 저녁 숙소인 호텔 바에 진열되어 있는 돔 뻬리뇽 샴페인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일본에서 온 매니저가 다가와서 돔 뻬리뇽을 잘아냐며 말을 건네 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 차장은 와인관계회사 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했고 와인에 관심이 많은 서로는 금방 의기투합될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친해져 교육을 받을 때도 같이 앉았고, 식사를 할 때도 항상 같이 다니게 됐고 즐겁게 교육을 마칠수 있었다고 한다.
와인은 전혀 모르는 사람을 이렇게 친하게 만드는 중매 제 역할을 한다. 와인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친하게 엮어주고, 와인은 와인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을 격이 없이 친하게 만들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친 해 질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와인을 마시면 행복하다?

와인은 무엇보다도 즐거움을 주는 음료다. 음식물이 주는 생리적 즐거움을 수치로 표현한 ‘만족지수’ 라는 정의가 있다. 와인은 이가운데 아이스크림보다는 지수가 낮지만 60～70%로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서 한 정
와인전문가. 국내 쏘믈리에 1호.
2000년 프랑스 농업
공로훈장(Merite Agricole)수여.
한국 쏘믈리에 협회 명예회장
더 와인 아카데미 원장

저 서 [서한정의 와인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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