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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 여름 전력 대란
중국발 총체적 에너지 위기전망



후진타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잇단 해외순방에는 겉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에너지 확보를 위한 노력이 있었다.
동구 3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순방하고 6월 18일 귀국한 후 주석은 우즈벡에서 석유ㆍ가스 공동개발 탐사에 합의했고, 카자흐스탄에서 중국에 이르는 송유관 건설 문제를 논의했다. 후 주석은 지난 1월 이집트 등 아프리카 3국 순방을 통해 아프리카산 석유ㆍ가스 확보의 길을 열어놓았었다.



계속되는 무더위로 초만원을 이룬 광조우시의 한 수영장. 중국에서는 전력소비 피크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주중에 하루를 쉬고 대신 주말에 근무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에너지 자원 확보가 정상외교의 중요한 몫을 차지한 것은 그만큼 중국의 에너지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는 반증에 다름 아니다. 에너지 생산과 공급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따라 가지 못해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20년 만에 최악의 전력난 속에 올 여름 최대의 전력 대란이 우려되고 있고, 중국의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원자재의 블랙홀로 등장한 중국이 국제 에너지 확보에 적극 나서면 이를 둘러싸고 국제적 석유 분쟁 등 자원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에너지 부족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 속에 비상이 걸려 에너지 생산과 공급을 늘리는 한편 에너지 절약 및 효율 제고를 인구통제, 환경보호와 함께 3대 국책사업으로 삼아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황-80년대 이래 최악
중국은 올 들어 전력이 부족, 전국 31개 성ㆍ자치구 중 24곳에서 지난 수개월 간에 걸쳐 제한 송전 조치가 취해졌고, 1/4분기 중 3천만 톤의 원유를 수입했다. 1/4분기 중 8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가 난 것은 막대한 원유수입 때문이었다.
중국은 작년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석유 소비국이 됐다. 하루 소비량은 546만 배럴로 작년에 비해 51만 배럴 증가했다. 작년 소비량 1억9천만 톤의 석유 중 8천만 톤 이상을 수입했다.
중국은 올해 여름 지난 1980년대 이래 최악의 전력난에 직면하고 있으며, 부족 전력이 3천만kw에 이른다고 국영 송전회사인 국가전망공사의 자오시정 총경리가 지난 6월 15일 한 회의에서 밝혔다.
중국 전력기업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기 사용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15.5% 증가한 6천493억kwh에 달한다. 올 1분기 평균 화력발전 이용시간도 1천512시간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3시간 증가한 반면, 각 전력망 및 화력발전 설비의 용량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중 3천700만kw에 달하는 발전설비가 새로 추가될 예정이나 하반기 이후에나 가동이 가능해 전력사용의 절정기인 여름철 수요 부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 에너지 소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석탄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6억 톤이 생산됐으나 수요에 미치지 못했고, 이런 부족 현상은 수송문제 등이 겹쳐 하반기에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원인-급성장 따라가기엔 역부족
중국은 개혁ㆍ개방 이후 연평균 9% 대의 급성장을 했으나 에너지 생산과 공급이 이를 따르지 못했다. 최근 10년간 원유 소비량은 연평균 5.77% 증가했으나 국내 공급능력은 연평균 1.67% 증가에 그쳤고, 2000년 기준 채굴 가능한 석탄 매장량은 203억 톤에 불과하며, 그나마 매장량 중 86%가 소비지역으로부터 원거리에 위치,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
또 석탄을 제외한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거의 고투입, 고소비, 저산출의 비효율적인 경제성장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카이 NDRC 주임은 “지난 5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10배 이상 증가했으나 광물자원 투입량은 40배 이상 급증했다”며 비효율적인 성장방식을 비평했다.
중국의 에너지 비효율성은 미국의 3배, 독일의 5배, 일본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력수요 급증의 원인으로 공업용 전기수요가 급증이 분석되고 있고, 특히 철강과 시멘트, 건축자재 및 전해 알루미늄 등 고에너지 산업의 전기사용 증가율이 여전히 20% 이상에 달하고 있다.

대책-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국내 에너지 자원생산 극대화에 병행해서 해외 자원수입을 확대하고, 아울러 산업정책을 에너지 효율 위주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수입 석유의 56%를 차지하는 중동산 석유 수입을 늘리는 한편 석유ㆍ가스 수입선을 사할린, 아프리카, 중앙아시아로 확대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중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잇단 해외순방 이면에는 에너지 확보를 위한 노력이 숨어 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석유ㆍ가스 공동개발 탐사에 합의를 끌어냈다
당국은 또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인식을 강화, 산업정책을 에너지 효율 위주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그밖에 중국은 또 핵발전소 건설에 적극 나서 오는 2050년 께 세계 최대 핵 발전국이 될 전망이다.
핵 발전 비중을 현재 1.6%에서 20%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2020년까지 핵 발전 용량을 현재 8.7기기와트에서 40기가와트로 늘릴 계획 아래 앞으로 15년간 최소한 32개 이상의 핵 발전소를 건설키로 결정했다.
당국은 범 정부차원에서 전략난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당장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나섰다. NDRC는 지난 6월 16일 농업과 일상생활 부문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에 대해 전기료를 ㎾h 당 2.2펀(分, 액 3.3원) 올린 데 이어 18일 베이징, 톈진, 저장성, 푸젠성 등 전력 소비가 많은 7개 지역의 전기료 인상안을 승인하고 공청회에 들어가도록 했다.
한편 베이징ㆍ톈진 등 대도시들은 기온을 떨어뜨려 에어컨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인공 강우를 내려 온도를 낮추기도 했다. 일부 회사 근로자들이 무더운 여름철 몇 개월 동안 출근시간을 늦춰 전력소비 피크시간대의 전력 병목현상을 피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고, 근로자들이 주중에 하루를 휴무하고 주말에 대신 근무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전력난이 심화되자 지방 주민들은 당국으로부터 에어컨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신사복이나 여타 공식적인 복장의 착용을 중단하도록 요청받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의 경우 에어컨은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서 전력의 40%를 소비하고 있다.

조성대 베이징 특파원 | sdch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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