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와 계속 대화-타협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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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원장은 "재벌개혁의 궁극적 목적은 시장 경제제도를 확립하려는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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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개혁전도사'라고 불리는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4대그룹 총수와의 연쇄 간담회 일정을
마친 후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개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 창립멤버이기도 한 강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벌개혁을 주장해왔다. 그래서 주변에서
그의 ‘재벌관’이 너무 부정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강 위원장은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의 회동에서 과거시민단체에서 활동 할 때는 삼성의 구보본부폐지를 주장했지만 행정부에
몸담고 나서는 시각에 변화가 있음을 밝혔다. 구조본부의 순기능이 있다면 투명하게 운영해 나갈 수
있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강 위원장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은 재벌과 대립하는
인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 경제에 ‘재벌’이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이다. 단지 그동안
70%를 잘해 왔다면 나머지 30%에서의 과오에 대해서 개혁할 것을 강조하다보니 재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처럼 비쳐졌다는 것이다.
최근 강 위원장은 기업인 간담회에서 대기업집단 시책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 소유지배구조에 관한
정보공개 확대와 출자총액제한제 및 지주회사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대해 출자구조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비상장ㆍ비등록 계열사의
소유?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및 경영상황 등에 중대 변경이 있을 경우 공시의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타회사 주식보유 한도를 정하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통해 대기업집단의
소유구조 개선과 기업 내ㆍ외부 견제 시스템의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제도개선에
대해 강 위원장은 “지주회사가 지배력 확장에 악용되지 않도록 부채배율, 자회사 지분율 요건 등 기본
틀은 유지하되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 설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공정위가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해 규제하는 것은 결코 발을 묶자는 것이 아니라, 자체에
건전성과 공정한 게임을 보장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외국계 자본을 모두 투기세력으로
보는 인식에도 의문점을 던지고 오히려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위협이 자체 지배구조개선 효과 등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데로 규제를 풀 경우 다시 IMF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아직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시장 공정성이 미흡하기 때문에 재계의 요구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강 위원장의 재벌 개혁론은 “재벌에 속한 기업 중 우량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재벌개혁이 재벌에 속한 우량ㆍ불량 기업을 가리지 않고 모든 기업을 규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불량기업은 자연스럽게 퇴출되도록 하고 우량기업은 더욱 발전하게 하려는 것이
개혁이라는 주장이다. 강 위원장은 “재벌개혁의 궁극적 목적은 시장경제제도를 확립하려는 것”
이라며 “기술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성장, 국민소득 향상도 이를 통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우리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원인과 관련하여 “개발 연대를 거치는 동안 제조업 분야의 설비투자가
과잉상태에 이르고 저렴한 노동력 공급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진하면서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개방화로 경제구조가 변해야 함에도 구조변화에 따른 이해집단갈등으로 개혁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재벌총수와의 연쇄회담을 통해서 공정위와 재벌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상호 협조를 다짐하는 자리를
만든 강 위원장은 “현 정부가 추진중인 ‘시장개혁 로드맵’은 정부의 직접규율을 시장의 자율규율로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개혁의 속도를 조절해 달라는 재계의 의견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정책의 기본 틀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책을 실행에 옮길 것”
이라며 “기업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거래의 공정성을 제고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모두 시장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철 기자 |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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