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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이 '무섭게' 몰려온다
자동차ㆍ유통 등 산업전반에 진출


일본 경제가 장기간의 불황에서 벗어나면서 일본 기업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국내 투자규모는 올 상반기에 11억4천40 0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3억6천700만 달러)의 3배로 증가했으며, 기업수도 올 들어 1.4분기에만 45개가 늘어났다.
일본 기업은 지난 62년 한국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97년까지 35년간 1천722개 기업(투자규 모 58억3천800만 달러)이 들어오는데 그쳤으나 이후 98년부터 2004년까지 6년 사이에 배 에 가까운 3천412개 업체(투자규모 77억1천400만 달러)가 진출한 것으로 집계돼 있다.

세계적 중공업 회사인 미쓰비시 중공업이 가정용 공기청정기 'CT-458DK'를 본격 출시한 가운데 켄모츠 미쓰비시 사업본부장(왼쪽)과 김종국 시스 하이텍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도요타의 프리미엄브랜드 '렉서스'가 성공을 거둔 것을 시발점 으로 국내시장에 잇따라 진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통?식품 분야에서는 저가 할인점 개점, 국내업체 인수 등을 통해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국내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자동차= 도요타 렉서스는 지난 2001년 1월 후발주자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33개월만인 지난해 10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존' BMW를 누르고 처음으로 1위로 부상했으 며 이후 BMW와 1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며 `선두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 5월 어코드를 내세워 국내 판매를 본격 시작한 혼다는 6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약 4위로 뛰어오른데 이어 지난달에는 브랜드별 순위는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지만 모델 부 문에서 어코드 3.0이 BMW530를 제치고 2위로 상승하는 등 새로운 `맹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딜러망 확충에 주력하고 있는 혼다는 특히 오는 10월께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와 동급 인 콤팩트 SUV `CR-V'를 추가로 투입, 본격적인 시장 저변 확대를 시도할 계획이어서 국산차 업체들에게 위협이 되고있다.
닛산 자동차도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내세워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올 봄에 한국법인인 '한국닛산'을 설립한 닛산측은 내년 중순 G35 스포츠 세단 및 스포츠 쿠 페, 고급 세단인 Q45, 지난 뉴욕국제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처음 공개된 M35 및 M45 세단 등 5개의 인피니티 라인업을 국내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안으로 총 7개 모델을 대거 선보 이며 대대적인 물량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예정대로 2005년께 체결될 경우 현행 8%의 수입관세 폐지로 일본차는 약 9.2%의 가격인하 효과를 얻게 돼 국산차에 대한 가격경쟁력도 크게 강화될 전망 이어서 국산차업체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유통ㆍ식품= 90년대 불황기에 일본 유통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100엔숍'의 원조인 다이 소산업(大創産業)이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에도 `일본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다이소산업 야노 히로다케(失野博丈) 회장은 최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 300∼500평 규모의 신규 매장을 열 예정이며 오는 2005년까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12개 매 장을 낸 뒤 점차 점포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한국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다이소산업은 우선 서울 명동의 패션몰 아바타 3층(300평) 전부를 임대해 오는 9월에 1호점을 열고 올해 안에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와 대전 갤러리아백화점에 2, 3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새로 문을 여는 다이소 매장은 2천원 미만의 생활잡화, 가공식품, 패션소품 1만여 종을 일본에 서 전량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어서 국내 유통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일본 최고의 맥주 회사인 아사히맥주는 국내 3위 음료업체인 해태음료의 지분을 20%에서 41% 로 늘리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아사히맥주의 해태음료 경영권 인수는 롯데칠성이 독주하고 있는 국내 음료시장 판도에 큰 변화 를 예고하고 있다.
아사히맥주는 차(茶)와 기능성음료 시장에 주력해 오는 2006년 매출액을 4천억 원으로 늘린다 는 목표다.
또 해태음료 유통망을 통해 판로를 확대할 경우 국내 주류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 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일본 생활용품 2위 업체인 라이온사는 국내 3위인 CJ 생활용품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실화될 경우 국내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전자ㆍ의료기기=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기업 소니는 지난 7월 충남 아산시 탕정에서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S-LCD 창립기념식 겸 설비반입 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서울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한국닛산의 사업계획발표회에서 토시유키 시가 닛산자동차 수석부사장이 일본 닛산 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의 한국시장 진출 의의를 말하고 있다
자본금 2조1천억 원인 S-LCD는 삼성전자가 지분의 50%+1주를, 소니가 50%-1주를 보유하고 있 다.
S-LCD는 올해 말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7세대(1870×2200) LCD 패널 을 매달 6 만매씩 양산해 생산제품의 50%씩을 삼성전자와 소니에 공급하게 된다..
LCD 패널 사업을 갖고 있지 않은 소니는 삼성전자와의 합작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 하고 세계 LCD 표준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데이 회장은 "(LCD와 같은) 대형 설비투자를 혼자 하기는 어렵고 향후 투자도 인프라가 강 한 지역에서 하는 것이 매력적"이라며 "삼성전자와의 우호적 협력관계를 통해 LCD 패널을 공 급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이어갈 것임을 내비친 바 있다.
마쓰시타 한국법인인 '파나소닉코리아'도 지난 5월 2000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신제품발 표회를 통해 디지털카메라, 캠포더, 홈시어터 등 29개 신제품을 내놓고 한국시장에 대한 본격 공략에 뛰어들었다.
디지털카메라 전문업체인 올림푸스는 한국법인 '올림푸스한국'을 통해 지난 7월 1일부터 의료 사업 경영권을 인수해 국내 의료기 시장에 진출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의료기 분야에서 올 하반기에 370억원, 2005년 8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 으며, 새로운 사업모델인 수술솔루션 분야에도 곧 진출할 계획이다.
◆철강ㆍ섬유= 일본 철강업체들은 오래전부터 원료 구매 등을 위해 국내 업체들과 자본 참여나 기술 제휴 등을 진행해 왔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부터 신일본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상호 지분을 교차 보유하고 기술 공동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국제강도 지난 99년 당시 가와사키제철(현재 JFE스틸)과 `포괄적 협력협정'을 맺고 자본참여, 기술협력과 원자재 구매 등을 진행하고 있다. JFE스틸은 또 현대하이스코와도 자본참여 및 열연강판 장기공급, 기술협력 등을 위해 제휴를 맺은 상태다.
섬유분야에서는 일본 아식스가 지난 7월 15일 패션과 스포츠의 고기능성을 겸비한 새 스포츠브 랜드 `오니츠카타이거'를 국내에 출시하고 올해 내로 4개 매장을 개설하는 등 국내사업 확장에 나섰다.

최태용 산업부 기자 | c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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