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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조업체, CEO 고령화
위험 기피ㆍ투자부진과 관계있나?

중소 제조업체의 CEO(최고경영자)가 고령화되고 있다. 50대 이상의 비중이 크게 늘어 절 반에 가까워진 가운데 노년기인 60대 이상의 비율도 크게 늘어나 15%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 CEO들의 고령화가 시작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최근 들어 사업확장이나 투자보다는 안정경영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 러지기 때문. 이것이 결국 전체적인 투자부진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는 까닭이다.
최근 은행권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94년부터 2002년까지 5인 이상 299인 이하의 중소 제조업체 CEO를 대상으로 연령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2002년 50세 이상 CEO의 비중은 8년 전인 94년의 42.1%에 비해 6.5%포인트 상승한 48.6%. 대략 CEO 2명 당 1명 꼴로 50세가 넘는다는 결론이다. 그뿐 아니라 60대 이상의 비중도 2002년에는 15.1%를 기록, 94년의 11.2%에 비해 3.9%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CEO의 전체적인 평균연령 역시 2002년에는 51.7세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 94년의 48.2세에 비해 3.5세나 높아진 것. 반면 40대 미만의 CEO는 2002년을 기준으로 10%에 그쳐 9 4년의 17.6%에 비해 무려 7.6%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CEO의 연령과 설비투자 간의 상관관계. 중소 제조업체 중 설비투자를 한 기업의 비중은 지난 94년의 56.4%에서 2002년에는 40.7%로 무려 15.7%포인트나 떨어졌다. 최근 들어 경기가 연 일 바닥을 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CE0들의 나이가 점차 고령화되는 것도 투자부진 현상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들 나이 대의 특성상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거나 사업확 장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에 주력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의 김준호 상무는 “최근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중소기업 CEO들 의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투자부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특히 “최근 들어 중소 제조업은 예전과 달리 가업승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창업자들이 재투자를 점 점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이어 “중소기업 경영자 고령화에 따른 투자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동일 업종간 인 수?합병을 유도해 규모의 경제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나아 가 “종업원 지주제 활성화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제고해 나가는 방향으로 경영컨설팅을 강 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의 전반적 노령화보다 중소 제조업체 CEO의 노령화가 더 급 속하게 진행되는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우려할 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구분포의 변화가 미치는 사회?경제적인 영향에 대해 보다 면밀한 분석과 함께 정책적인 대응책 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 전문 월간지 ‘기업나라’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4.2%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줄 의사가 없다 ”고 답했다. 이들은 대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대략 중소기업 CEO 10명 당 4명 이상이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밖에 “자녀가 원할 경우 사업체를 물려주겠다”는 응답은 20.9%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 다. 게다가 이들은 자녀가 갖기를 바라는 직업으로 절반이 훨씬 넘는 62.8%가 전문직을 꼽았다. 자녀 역시 자신처럼 사업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대답한 CEO는 25.6%에 불과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강윤경 기자 | bookworm@yna.co.kr

중소기업 1인당 부가가치 대기업의 32%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전반적인 성장기반이 약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내놓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주요 경영지표 변동추 이 분석’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 종사자 1인당 부가가치는 지난 88년 대기업의 53.8%에 서 계속 하락해 지난 2002년에는 32.3%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 89년의 중소 제조업 6.93%, 대기업 6.18%를 제외하고는 중 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 88년을 기점으로 해서는 전 반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 증가율의 경우 지난 99년부터 중소 제조업이 대기업을 추월하고 있지만 그 격 차는 99년 11.44%포인트, 2000년 6.65%포인트, 2001년 1.67%포인트, 2002년 2.39%포인 트 등으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기업에 투자된 총자본에 대한 부가가치 증대를 나타내는 총자본투자 효율은 지난 200 2년 현재 대기업(22.0%)보다 중소 제조업(30.4%)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중소 제조업의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 95년(중소기업 26.0%, 대기업 27.2%)을 제외하고 는 전반적으로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상승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0 02년에는 대기업(43.7%)이 중소 제조업(36.5%)을 훨씬 상회했다.
부채비율 역시 대체로 중소 제조업이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개선되고 있 지만 지난 2002년에는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대폭 하락하면서 중소 제조업(173.7%)이 대 기업(128.9%)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동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지난 95~97년을 제외하면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후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협중앙회는 “중소 제조업의 재무구조 건전성은 외환위기 이후 개선되고 있으나 생산 성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전반적인 성장기반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중소 제조업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선 산업부 기자 | hisu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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