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글로벌 > The Headline


먹는게 남는 장사
나만의 마케팅으로 승부한다


‘장사나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은 먹는 장사. 아무리 경기가 나쁘고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해도 먹는 장사만큼은 망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불문율’ 같은 것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는 까 닭이다. IMF 한파가 한바탕 우리 사회를 휩쓸고 간 후부터 구조조정, 명예퇴직 등으로 사람 들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으면서 음식점 창업은 ‘붐’을 이룰 정도였다.
소규모 창업을 고려중인 국내 정착 탈북자들 역시 식당 창업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창업경영연구소의 이상헌 소장은 이에 대해 “서비스업이나 유통업의 경우 소비자 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까다로운 준비가 필요하지만 외식업은 창업이 비교적 간단 하고 맛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외식업으로 창업을 한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요즘 어딜 가나 극 심한 경기침체로 매출부진을 겪는 것은 외식업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절반 정도가 다시 창업을 하더라도 역시 외식업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창업전문지 ‘월간 창업&프랜차이즈’의 조사 결과 ‘현재 사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변 한 응답자는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 그럼에도 이들은 재창업을 할 경우 절반이 훨씬 넘는 65%가 다른 아이템의 외식업을 택하겠다고 답해 먹는 장사가 그래도 유망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치킨, 삼겹살, 김밥ㆍ분식, 호프(주점), 우동ㆍ돈가스, 한식(전통음식), 피자 등의 순서.
이런 현상은 개인이나 소규모 창업자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음식사업에 뛰어든 현대 종합상사는 자사 직영의 회전초밥 및 롤 전문점을 프랜차이즈 형태로 확대키로 했다. 올해만도 서울을 중심으로 10곳의 가맹점을 개설한다는 계획.
현대상사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의식주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면서 “ 내수 경기 침체에도 불구,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어 프랜차이즈 사업이 안착할 것으로 예 상된다”고 밝혔다.
CJ푸드빌, T.G.I. 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등도 점포를 늘리거나 확장하는 등 식음료 사업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또 생수 시장은 최근 들어 국내외 대형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며 뜨거운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분야.
하지만 외식업 창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별다른 준비 없이 무작정 덤벼든 경우는 손해 만 보고 문을 닫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자연히 눈에 띄는 것은 자기만의 독특한 마 케팅 기법.
인사동에 위치한 모 한정식집은 계산할 때 고객과 충분한 대화를 유도해 고객의 개인적인 사 항과 음식에 대한 만족도 등을 파악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단골고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찾아오는 손님 모두에게 큰절을 올리는 서비스로 손님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 곳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강남의 한 우동집은 5분 이상 기다린 손님에게 무료로 김밥을 제공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후문. 시식회를 통해 맛을 검증받은 후 호황을 누리는 죽 전문점, 전문컨설턴트를 고용 해 불황을 극복해 나간 복 전문점 등도 있다.
올해 여름에는 버거킹, 맥도널드, 피자헛 등의 외식업체들이 매운맛 제품으로 일제히 한판 승부 를 벌이기도 했다. 계절적 요인을 고려한 마케팅으로 이른바 ‘이열치열 여름나기’라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올 여름 외식업계는 웰빙 트렌드와 함께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매운맛으로 승부를 벌였다”고 전한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 외식업체들이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것은 사실. 그러나 그것은 ‘ 먹는’ 장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는 맛의 개발과 독특한 서비스, 철저한 마케팅 등이 효과 적으로 결합돼 이뤄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윤경 기자 | bookworm@yna.co.kr

퓨전식 창업 인기 끈다

내수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매출부진으로 고민하는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의 해결방안으로 최근 기존 사업장을 리모델링해 두 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퓨전’식 창업이 관심을 모은다. 그 중에서도 인기를 끄는 것은 기존 사업장에 어 린이부터 노인층까지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방을 같이 운영하는 형태. 창업 컨설턴트 업체 젠가존의 도움으로 퓨전식 사업장 운영의 노하우를 알아본다.

◆ 궁합 맞는 업종 골라라 = 보드게임방은 탁 트인 공간과 편안한 분위기, 넓은 테이블, 밝은 조도를 필요로 한다. 어린이까지 즐기는 사업인 만큼 금연은 필수. 따라서 커피숍과 카페, 생과 일 주스 전문점, 레스토랑 등이 접목 가능한 업종으로 꼽힌다.

◆ 카페 + 보드게임방 = 찰떡 궁합 = 카페를 운영하던 B씨는 주위에 경쟁업체들이 들어서며 매 출이 크게 줄어 보드게임방과의 접목을 결심했다. 평일 오전은 기존 카페와 병행하고, 오후에는 보드게임방 위주로 운영한 결과 월평균 1천200만 원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순이익만 매월 800만 원 정도.

◆ PC방 +보드게임방 = 실패의 지름길 = PC방을 운영하던 A씨는 매출이 줄자 40평의 사업장 중 1/3 정도의 공간에서 보드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PC방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게임과 음 악소리, 담배연기 때문에 보드게임을 하러 오는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 더욱이 보드게임방 공간 을 확보하느라 PC 대수를 줄이는 바람에 PC방 매출마저 줄어들었다.

◆ 보드게임방 접목 비용 = 보드게임방을 기존 사업장에 접목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40평 기준 으로 대략 1천500만 원 정도.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라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프랜차이 즈 업체도 많다. 턱없이 많은 가맹비를 내고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프랜차이즈 업체의 선택이 중요.

최태용 산업부 기자 | cty@yna.co.kr




  기사제보 | 구독신청 | 광고문의 | 회사소개

(110-1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수송동 85-1
TEL 02-398-3762~8, FAX 02-398~3769